1288장
”응? 피를 그렇게 많이 흘렸는데 별일 없다니, 체력이 보통이 아닌 모양이군.”
경연의 말속에는 약간의 비아냥거림이 녹아 있었다.
소만리의 호흡은 이미 흐트러져 요동치고 있었다.
모진이 피를 많이 흘렸다고?
왜 그렇게 된 거야?
“생각해 보니, 독소가 그렇게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는데도 모두 이겨냈으니 기모진의 의지력이 얼마나 강인한지 알 만하지.”
경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기모진이 억지로 참고 버틴다손 치더라도 어쩔 거야? 소만리가 내 곁에서 함께 지낸다면 하루도 즐거운 날이 없을 텐데.”
경연!
소만리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렇게 치밀하고 무서운 남자라니 너무나 혐오스러웠다.
그런데 모진, 당신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왜 피를 많이 흘렸어?
소만리는 정말로 걱정이 되어 미칠 지경이었다.
바로 그때 그녀는 경연이 전화기 너머의 상대에게 묻는 말을 들었다.
“기모진이 지금 어느 병원이 있다고? 인심병원? 알았어.”
이 말이 들리자마자 소만리는 경연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문 쪽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얼른 계단을 내려가다가 마침 위층으로 올라오는 모현과 마주쳤다.
“아빠.”
소만리는 경연의 귀에 들어가길 바라며 일부러 조금 큰소리로 말했다.
“소만리, 일어났어? 침대에 누워서 좀 쉬지 않고 왜 이렇게 나왔어?”
소만리는 곁눈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연을 흘끔 보며 말했다.
“며칠 누워 있었더니 답답해서 바람 좀 쐬려고요.”
“나가고 싶어?”
경연이 천천히 다가왔다.
소만리는 그 소리를 듣고 일부러 놀란 척하며 돌아보았다.
“응. 나 바람 좀 쐬고 싶어. 그런데 당신 나 못 나가게 할 거잖아?”
“그럴 리가. 네가 바람 쐬고 싶다는데 경연이 어떻게 널 말리겠어? 단지 널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럴 거야.”
경연의 정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모현이 말을 거들었다.
하지만 소만리가 원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전개였다.
“아버님 말씀이 맞아. 난 단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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