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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0장

소만리는 소파에 있는 깨끗한 옷 한 벌을 집어 들고 빠른 걸음으로 몸을 돌려 위층으로 뛰어갔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방을 찾아 서둘러 상의를 갈아입은 다음 문을 잠그고 사방을 살폈다. 주변은 소만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낯선 곳이었다. 기모진이 이곳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1분 후면 자신이 또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의 경연은 예전에 보았던 우아하고 기품 있는 군자의 모습을 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지금 악마가 되어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는 그야말로 잔혹한 악마 그 자체일 뿐이다. 지금은 이미 저녁 8시. 경찰과 IBCI요원들은 모두 기 씨 본가에서 소만리를 구해낼 방도를 상의하고 있었다. 아마 지금까지 제대로 된 아빠의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기여온은 계속 기모진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녀는 말을 할 줄 안다. 하기는 한다. 그러나 ‘아빠’라는 말 두 글자뿐이었다. “아직 경연과 기 부인의 행방을 찾지 못했습니다.” IBCI 관계자는 경연의 핸드폰이 꺼져 위치추적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모진은 위치 추적 앱을 켜서 소만리의 행방을 추적해 보려 했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소만리, 기란군이 만들어 준 팔찌를 당신이 버렸을 리가 없어. 경연이 팔찌에서 위치 추적을 발견하고 버린 걸까? 소만리,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돼. “아빠.” 기여온은 여리고 보드라운 목소리로 기모진을 불렀다. 호수처럼 맑고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여온아, 엄마 보고 싶어?” 기모진의 눈빛이 순간 부드러워졌다. 기여온은 진심을 담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모진은 다정하게 아이를 달래었다. “아빠가 곧 엄마를 집으로 무사히 데려올 거야. 여온이 너무 걱정하지 마.” “아빠.” 기란군이 다가와 말했다. “엄마 지금 어디 있는지 나 알아.” 기모진을 포함해 집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기란군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 작고 귀엽게 생긴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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