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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6장

경연이 거실에 들어서자 뭔가 날카로운 것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는 곤혹스럽게 얼굴을 찡그리며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고 눈앞의 광경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소만리!” 그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곤드레만드레 취한 소만리에게 달려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소만리는 그를 힘껏 밀쳐냈다. “상관하지 마!” 그녀는 와인병을 들고 바로 고개를 젖히고 꿀꺽꿀꺽 병나발을 불었다. 그녀는 아까 입은 옷차림 그대로였고 온몸이 축축하고 머리카락도 젖은 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기모진은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해? 왜?” 소만리는 울면서 서운함을 터트렸다. “그 사람만 좋다면 그 사람을 위해 뭐든지 해줄 수 있는데. 한다는 말이 뭐, 피곤하다고?” 소만리는 자조인 듯 경멸인 듯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몇 년째야? 내가 이 남자를 사랑한 게 몇 년이냐고?” 그녀는 스스로 물으며 눈물과 빗물에 얼룩진 젖은 눈을 들어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보고 있는 경연을 올려다보았다. “처음 봤을 때부터 그 사람을 좋아했고 몇 년 동안 만신창이가 되어 피를 흘리며 그 사람을 용서했는데. 결과는? 이게 뭐야. 허...” 소만리는 씁쓸하게 자신을 비꼬며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당신들 남자의 마음속에는 가정보다 사회적 지위가 중요한 거지. 여자는 당신들 삶의 부속품일 뿐이고 명예, 권력, 지위야말로 당신들이 가장 원하는 거야. 그렇지?”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허탈하게 웃으며 경연을 바라보다가 다시 와인을 들이키려고 했다. 경연은 소만리의 손에 든 와인병을 한쪽으로 집어 던졌고 흐느끼며 부서진 소만리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그의 두 눈썹은 깊게 잠겨 있었고 얼굴빛은 엄숙했다. “기모진이 당신을 그렇게 힘들고 아프게 했으니 당신은 결코 그 사람을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어.” “소만리, 이제 그 사람 생각은 그만하고 날 당신 마음속에 들어오게 해 봐. 내가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줄게.” “허, 허허허...” 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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