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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3장

기모진은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남자의 음흉한 말에 바로 돌아보았다. 비가 많이 내리고 가로등 불빛도 희미했지만 그는 땅바닥에 흐르는 빗물에 피가 섞여 있는 것을 똑똑이 보았다. 그가 핏자국을 따라 올려다보니 풀밭에 얼굴이 창백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그가 다가가서 상황을 보려는데 뒤에 있던 차가 재빨리 가버렸다. 사방에는 기모진 혼자만 덜렁 남겨졌다. 기모진은 망설임 없이 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 젊은 남자는 전에 그를 체포하는 일을 맡았던 경찰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사복을 입고 있었는데 아직 앳된 얼굴은 창백했고 몸에 몇 군데 칼자국이 있어 피가 흐르고 있었다. 기모진은 손가락으로 그 경찰의 경동맥을 짚어보았더니 여전히 약하게 박동하고 있었다. 사람이 아직 살아 있었다. ... 이때는 이미 한밤중이었고 소만리는 혼자 침실에 누워 있었다. 소만리는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창밖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기모진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서 더욱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소만리는 물 한 잔을 마시며 마음을 추스르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갑자기 방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보았다. 경연이 외출할 옷차림을 하고 걸음을 재촉하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급하게 외출하는 걸 보니 분명 뭔가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었다. 물을 마실 생각도 잊고 그녀는 바싹 그를 따라갔다. 경연이 차를 몰고 나가는 것을 보고 소만리도 자신의 차를 타고 따라붙었다. 지금은 비가 내렸고 또 심야시간이라 차를 부르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소만리는 가능한 한 이백 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경연의 차를 따라갔다. 10여 분 후 경연의 차는 북구 개발 예정 공터에 세워졌다.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져서 소만리는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멀리 풀밭 옆에서 기모진이 우산을 쓰고 다친 남자의 곁을 지키며 구급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구급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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