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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6장

넓은 강가에 검은 양복을 입은 경연이 강물을 향해 조용히 서 있는 모습은 여전히 깊은 정취가 묻어나고 우아했다. 소만리는 기모진을 차에서 기다리게 하고 케이크를 들고 혼자 경연의 뒤로 걸어갔다. “경연, 나 왔어요. 다리 다 나았어요?” 경연은 소만리의 목소리를 듣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 석양빛이 비말처럼 경연의 등 뒤로 부서졌고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소만리가 전에 볼 수 없었던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지만 그는 소만리를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생일 축하해요.” 소만리가 케이크를 건넸다. “내가 어떤 값비싼 선물을 준비하더라도 당신한테는 필요 없을 것 같아서 내가 직접 케이크를 만들었어요.”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경연은 케이크를 받아들고 고마운 마음으로 케이크를 보았다. “내가 촛불을 붙여 소원을 빌 수 있게 좀 열어 줄 수 있어요?” “그럼요.” 소만리는 케이크 상자를 열고 가늘고 긴 초를 꺼내 케이크에 꽂았다. 그러나 불을 붙일 만한 것이 없어서 경연의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촛불을 켰다. 석양이 물러간 해 질 무렵 촛불이 옅은 강바람에 흔들렸다. 기모진은 멀지 않은 곳에서 차에 앉아 강변에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았고 그윽한 눈동자는 날카롭게 경연을 노려보았다. 점점 더 서늘한 기운이 그의 두 눈을 가득 채웠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신경 쓰였고 이 남자를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경연이 소원을 빌고 촛불을 끈 후 서명한 이혼 합의서를 그녀에게 주면 그녀는 곧장 돌아가려고 했다. 그녀와 경연의 관계는 이것으로 종지부를 찍어야 했다. 경연은 생각에 잠긴 듯한 소만리를 바라보며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소만리, 내가 무슨 소원 빌었는지 알아요?” 경연이 물었다. 소만리는 당연히 알지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었든 꼭 이루어지길 바래요.” 경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층 더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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