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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4장

기모진은 소만리가 부르는 소리에 잠시 멈춰 섰다가 곧 다시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소만리는 그가 차를 몰고 바로 떠나는 모습을 보고 그녀도 단호하게 차를 몰고 따라갔다. 앞서가던 기모진은 결국 그들이 그 해 처음 만났던 해변에 차를 세웠다. 소만리도 차를 세운 후 멀리 기모진이 해변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뜻밖에도 기모진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담배, 그녀는 잊지 않았다! 처음에 강연이 기모진에게 담배를 주었고 이 담배에는 만성 독소가 들어 있었다. 이 만성 독소 때문에 기모진이 거의 죽을 뻔했는데 그가 왜 아직도 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걸까? 소만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고 빠른 걸음으로 기모진 앞으로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았다. “모진,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아직도 이 담배를 피우는 거야?” 기모진의 그윽한 눈동자가 근심 가득한 소만리의 눈을 오롯이 감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들어 그저 담배만 피웠다. 그의 이런 행동을 보고 소만리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기모진!” 그녀는 그가 들고 있는 담배를 빼앗아 불이 붙어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손에 쥐고 구겨 버렸다. 기모진의 가슴에 순간 묵직한 통증이 전해진 듯했고 그는 소만리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바닥을 폈다. 희고 깨끗한 손에 빨갛게 데인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는 소만리의 손을 닦아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손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기모진은 난폭하게 다시 소만리의 손을 잡았고 그녀의 손안에 있던 담배 부스러기들을 다 털어내고 갑자기 고개를 숙여 혀끝으로 화상입은 곳을 살짝 핥았다. 기모진의 이런 행동에 소만리는 너무나 깜짝 놀랐다. 그가 손바닥에 접촉하는 순간 마치 소만리의 심장에 백만 볼트 전류가 흐르는 듯한 찌릿한 느낌이 스쳐갔다. 그러나 기모진의 행동은 매우 진지하고 경건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마치 마음이 몹시 아픈 듯 붉은 자국에 가볍게 키스했다. 소만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당신 아침에 나 만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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