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장
소군연은 기세등등하게 말하며 예선의 손을 잡고 진지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잘 들으세요. 난 가정 환경 같은 것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놓치는 일은 하지 않아요. 영내문과 그렇게 결혼하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그럼 당신들끼리 하세요. 날 더 이상 관계없는 사람이랑 엮으려 들지 마시구요.”
“...”
소군연의 엄마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멍해졌다.
그렇게 순하고 온화한 소군연이 이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보았다.
소군연은 예선을 끌고 가버렸고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남은 가족들은 서로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영내문은 입술을 오므렸고 모욕감이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경도에서 유일하게 소군연과 대등한 가문의 여식이었는데 지금 저런 여자와 비교당하다니 어찌 승복할 수 있겠는가!
소군연은 예선을 아파트로 돌려보냈고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예선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밝게 웃었다.
소군연은 화도 내지 않고 웃는 예선을 보고 내심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넌 왜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아? 지난번 할아버지 생신 때도 화 안 냈잖아.”
“내가 선배한테 화냈으면 좋겠어요?”
예선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선배가 제일 먼저 날 보호해 준 것이 나에 대한 가장 큰 지지와 인정이었어요. 나 너무 행복했어요. 그런데 왜 내가 선배한테 화를 내요?”
소군연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환해졌다.
“정말 화 안 났어?”
“물론이죠. 선배한테 맛있는 거 만들어 줄게요.”
예선은 주방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녀가 너무 기분이 좋아서 소군연을 바라보며 가다가 앞에 놓인 의자를 못 보고 부딪히고 말았다.
소군연은 급히 달려가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조심해.”
예선은 한숨을 돌렸고 똑바로 선 후 등 뒤에서 전해오는 따뜻한 온기와 가벼운 블루벨 향기를 느꼈다.
갑자기 그녀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선배.”
소군연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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