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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6장

경연은 30분 동안 심문을 했고 강연은 모든 범죄에 대해 부인하고 변호사를 요청했다. 모든 범죄자는 자신을 변호할 변호사를 찾아 변호할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어쨌든 경연은 강연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그가 막 구류 병동을 나서자 옆에 있던 동료가 기모진의 전화를 받았다. 몇 마디 말하고 난 뒤 남자는 경연에게 말했다. “흑강당 내부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고 합니다.” 경연은 고개를 끄덕여 의사를 표시하였고 그 사람도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석양이 비치는 오후 기모진은 아무도 없는 카페에 앉아 창밖을 삼삼오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희미하게 시선을 거두었다. 눈앞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 옆에는 먼 길을 떠나는 비행기 표 한 장이 놓여 있었다. 그때 갑자기 ‘띠링' 하는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가 카페 문을 열고 위층으로 올라오는 기척이 났다. 조금 전 기모진은 IBCI 동료와 통화를 마쳤는데 흑강당 내부에 잠입한 전문 요원이 지금 이 카페로 와서 그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모진은 계단 입구를 바라보다가 그가 평생 사랑했던 여자와 결혼한 남자, 경연을 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일순간 질투심이 솟구쳐 올랐으나 곧 가라앉혔다. 마주 오는 경연을 보고 기모진은 의아해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그는 평정심을 찾고 말했다. “당신이 올 줄은 몰랐는데.” 경연은 신사다운 젠틀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당신이 나한테 달려들어 한 방 치는 건 아닌가 생각했었어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은 죄로 말이에요.” 기모진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그녀는 이미 내 여자가 아니야. 당신 아내지.” 경연은 기모진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기모진의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당신 왜 여기 이러고 있어요?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요.” “치료할 방법도 전혀 없고 기껏 해 봐야 연명할 수 있는 날을 조금 더 연장할 뿐 아무 소용없어.” 기모진은 남사택 본인도 해독할 방법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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