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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장

”모진, 뭘 보고 있는 거야? 초록불이야.” 강연은 귀띔해 주며 기모진의 시선이 닿는 쪽을 쳐다보려 했지만 차가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기모진은 휴지 한 장을 뽑아 입가의 핏자국을 닦아냈다. 강연은 기모진이 피를 토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한 손으로 자신의 뺨을 받치고 기모진에게 홀딱 빠진 눈빛으로 운전 중인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진, 당신 정말 매력적으로 생겼어. 예전에 많은 남자들과는 그냥 놀기 삼아 만났지만 당신은 그들과 달라. 정말 내 평생 당신과 함께 살고 싶은 충동이 들어.” 기모진은 강연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당신 정말 그렇게 내가 좋아?” “물론이지.” 강연이 홀딱 빠져서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날 서서히 사랑하게 할 자신 있어. 소만리를 완전히 잊게 해줄게. 난 오래 같이 지내면 정든다는 말 믿거든.” 기모진은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믿어.” 강연은 기모진의 이 대답이 너무나 흡족했다. 하지만 조금 신경 쓰이는 듯 방금 기모진이 시선을 떨어뜨리며 보고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 소만리가 웨딩드레스를 입어 보는 일이 끝나자 예선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의 얼굴빛이 살짝 변하더니 급한 일이 있어서 가 봐야 한다고 했다. 경연은 꽃 다발 두 개를 사서 소만리를 데리고 사화정과 모현을 보러 묘지에 갔다. “엄마 아빠, 여기 이 분은 경연이고. 내 신랑 될 사람이에요.” 소만리는 묘비를 바라보며 경연을 소개했다. “이번엔 정말 잘못되지 않을 거예요. 엄마 아빠 우리 축하해 줄 거죠?” 경연은 소만리 곁에 서서 이 말을 들으며 묘비를 바라보았다. 소만리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는 하려던 말을 멈추었다. 어떤 말이나 소식을 알릴 때가 아닌 것 같았다. 사화정과 모현에게 제사를 지낸 뒤 소만리는 유치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갈 준비를 했다. 차에 올라타자마자 소만리는 유치원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젊은 여교사는 타는 듯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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