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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화

여름은 일어나서 다른 쪽으로 갔다. 태도는 냉랭했다. 하준은 여름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때 하준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심희철이었다. 흥분한 듯 매우 떨리는 목소리였다. “회장님,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그런가?” 하준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어.” 심희철은 적잖이 당황했다. “별로 안 기쁘십니까? 이 작은 반도체 칩을 위해서 그 많은 자금을 퍼부으셨는데요. 게다가 이건 세계 최고의 물건입니다. 이제 어느 회사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FTT의 주가가 3배는 뛸 것 같습니다.” “그래.” 하준은 평온하게 답했다. “개발 성공 소식은 알려도 좋아. 2주 후에 발표회를 하도록 하지. 내가 참석하겠어.” “언제쯤 돌아오십니까?” 심희철이 급히 물었다. “이게 알려지면 전 세계 최고의 업체들이 저희와 협력하려고 올 겁니다. 회장님께서 회사에서 중심을 잡아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일은 중요한 일이라 홍보에서부터 협력까지 직접 참여하셔야 할 일이 많습니다.” 최하준은 복잡한 심정으로 멀리에 있는 여름을 바라보더니 억눌린 소리로 답했다. “난 지금 시간이 없어. 그 돈 많이 들여 데려다 놓은 경영진들이 이제 힘을 발휘할 때가 되었어.” “알겠습니다” 사랑에 빠진 하준을 아무도 못 말린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심희철이 말했다. “그러면 관련 자료는….” “전성에게 사람을 보내라고 해서 실험실을 보호해 줄게. 자네가 실험실에 딱 붙어있어.” 하준이 당부했다. 이 일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경쟁자가 심희철을 해치려고 들 수도 있었다. “알겠습니다.” 심희철과 통화가 끝나고 하준은 전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특별히 여름을 피하지는 않았다. 해안에 둘 뿐이었다. 하준이 전성에게 하달하는 지시가 여름의 귀에도 들려왔다. 들을수록 놀라웠다. FTT가 최첨단 반도체를 이렇게 빨리 개발해낼 줄은 몰랐다. 그것이 사장에 풀리고 나면 FTT는 이제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입지를 차지할 것이고 이제 최하준과 겨룰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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