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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화

온 피로연장의 사람이 모두 하준을 쳐다봤다. 이 나라 최고의 재벌이 가장 아끼는 것을 잃은 어린아이처럼 낭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잠시 후 하준은 곧 낮은 소리로 웃었다. 너무나 음산해서 듣는 사람은 등줄기가 서늘해질 지경이었다. “양유진, 내가 누군지 아직 모르는 것 같군. 강여름은 내 여자야. 죽을 때까지 내 여자라고. 혼인신고를 했어도 상관없어. 그까짓 종이 쪼가리 따위가 뭐라고.” 하준은 싸늘하게 한 걸음씩 다가섰다. 얼굴에는 광기가 가득했다. 양유진과 여름은 너무나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최하준의 광기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싶었다. “적당히 해야지.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결국 여름은 소리쳤다. 벌써 몇 번째 하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말이었다. “괜찮아.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하준은 다가와 여름의 손을 잡았다. 양유진은 즉시 하준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양유진은 밀리기 시작했다. “삼촌, 도와드릴게요.” 한선우가 바로 튀어나왔다. 양유진 집안 남자들이 나와 둘러싸고 도왔다. 그러나 광기 어린 하준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 순식간에 십수 명이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다들 들어와!” 가슴을 부여잡고 힘겹게 몸을 일으킨 양유진이 밖에다 외쳤다. 그러나 아무리 불러도 반응이 없더니 곧 덩치가 우락부락한 낯선 사람들만 우르르 들어오더니 하준에게 공손하게 보고했다. “밖은 정리되었습니다.” “수고했어.” 하준이 끄덕였다. 여름의 눈에 하준이 악마처럼 보였다. 결국 서경주가 버럭했다. “그만하게. 그래, 자네 가 힘으로 여름이를 끌고 갈 수야 있겠지. 하지만 남이 유부녀를 강탈하는 문제로 인해서 자네 집안과 FTT에 먹칠을 하게 될 거란 생각은 안 하나? 지금 여긴 기자도 잔뜩 있으니 자네의 이런 행실이 알려지게 되면 자네도 자네 집안도 온통 손가락질을 받게 될 거야.” “그래요, 형님. 진정하세요.” 최양하도 다급하게 일어서 말렸다. “이 모습을 어르신들이 아시면 쓰러지세요.” “오늘은 아무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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