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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화

병원. 응급실 입구, 서유인이 전화를 끊더니 잡아먹을 듯한 시선으로 여름을 노려보았다. “무슨 짓을 했는지 봐! 기시다 사장이 다음 주에 주주총회를 소집했대. 들어보니 아주 이사장자리까지 노리는 것 같아.” 강여름은 그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흘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기시다 사장 같은 사람이 벨레스에 그냥 배당금이나 받자고 들어오지는 않았을 거 아냐?” “이게….” 서유인은 화가 났다. “강여름, 일부러 이런 거지? 하긴, 서씨도 아니니 서씨 집안의 사업이 누구 것이 되든 아무 상관도 없겠지. 그냥 손에 돈만 들어오면 끝이니까.” “웃기고 있네. 내가 우리 아버지의 후계자인데 내가 회사에 가면 누가 날 상대나 했나? 내가 이사들에게 추신과 합자 회사 설립에 반대한다고 했더니 아무도 안 들어줬잖아? 그러면 내가 아버지를 설득해서 주식을 팔아 치울 수밖에 없지 않아? 어쨌든 너랑 네 아빠가 머리를 짜내서 할아버지를 회사로 돌아오게 만들었잖아. 그리고 그 전에 이사들은 싹 다 구워 삶아놨잖아.” 여름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이제는 나랑 우리 아버지가 나가면 벨레스와 관계를 끊는 건데 그쪽에서는 기뻐해야 하는 게 아니야?” 서유인은 울컥했다. ‘환장하겠구만! 서경주의 건강이 좋지 않으니까 노인네만 잡아놓으면 서경주 정도는 꽉 눌러 놓을 줄 알았는데. 기시다가 들어오면 노인네만 가지고는 압박을 할 수가 없어. 기시다는 우리 노인네 정도는 우습게 생각할 거야.’ “큰아버지, 못 보셨어요? 할아버지 쓰러지셨잖아요!” 서유인은 이제 서경주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기시다가 이사장이 되면 할아버지는 돌아가실지도 몰라요. 할아버지는 큰아버지의 친아버지잖아요.” “이미 물 건너갔다. 여름이를 사기범죄자로 만들 수는 없어.” 서경주가 대충 답했다. “쟤를 감옥에 넣어야지.” 박재연이 갑자기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어머니….” 서경주가 막 입을 열려는데 박재연이 손을 저어 말을 막았다. “네 아버지랑 나를 열 뻗쳐 죽게 만들 셈이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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