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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화

“준, 나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나중에 얘기하자.” 곁눈질로 보니 서류에는 부동산 계약서 등이 있었다. 불길한 예감에 백지안은 얼른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이 상황을 모면할 셈이었다. “피하려고 하지 마.” 하준은 이제 더 끌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을 모질게 먹었다. 해변 별장 계약서야. 다른 집도 두 채 더 마련해 줄게. 그리고 이 통장에 있는 금액이면 평생 먹고살 걱정은 없을 거야.” “그만! 난 너랑 못 헤어져.” 백지안이 흥분해서 난동을 부리다가 뜨거운 물을 쏟아서 손을 데었다. “지안 님!” 민 실장이 깜짝 놀라서 급히 의사를 부르러 갔다. “아파. 손이 너무 아파.” 백지안은 고통에 눈물이 흘렀다. 민 실장이 다가왔다. “회장님, 아직 아픈 분에게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 예전 같았으면 하준이 아마도 한 번 더 참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내 난동을 부리는 백지안을 보니 더욱 멀어지고 싶은 충동도 일고 백지안과 계속 관계를 이어 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다. 백지안은 울며 막 물건을 부수고 집어 던졌다. 나중에 송영식이 와서 보고 부어오른 지안의 손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영식아, 하준이가 날 버리겠대. 이딴 걸 나에게 주고 날 쫓아내려고 해.” 백지안은 송영식의 품에 안겨서 엉엉 울었다. “대체 날 뭘로 생각하는 걸까? 난 하준이 자체가 좋은 거지 하준이의 돈이 좋은 게 아닌데.” “정말 너무 하구먼.” 하준이 놓고 간 서류와 카드를 보니 송영식은 하준이 녀석이 너무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지 마. 하준이는 내가 혼내 줄게.” 송영식이 주먹을 꽉 쥐었다. “네 뒤에는 나도 있어.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하지 않도록 널 지켜줄게. 내가 하준이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 쿠베라도 FTT에 뒤지지는 않는다고.” “영식아….” 백지안이 멍하니 있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어떻게 내가 너에게 그렇게 상처를 줘? 그리고 너희 식구들이 날 인정하지 않을 거야.” “내가 원한다면 식구들도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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