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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화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방금 그 비서라는 사람이 사인해줬기 망정이지 아무도 신경을 안 쓰더라고.” “나도 최하준이랑 그 여자가 껴안고 나가는 거 봤어.” “아유, 하여간….” “……” 여름의 눈가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하아아…. 최하준 정말 독하네. 내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데도 사인 하나 해주지 않을 정도라니. 심지어 이런 때에도 마음속에 백지안뿐이라니….’ 우리 두 사이의 사랑은 바스러져 먼지가 되어 하늘로 사라지는 듯했다. ‘앞으로 내가 살아서 목숨이 붙어 있는 한은 저것들에게 반드시 복수할 거야.’ ---- 병실, 여름이 눈을 떴다. 병실에는 백지안 한 사람뿐이었다. 백지안이 입꼬리를 올리더니 손에든 자동차 키를 달랑거렸다. “보여? 전에 준이 당신에게 선물했던 스포츠카. 이제는 내 거야. 어때?” 여름은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것은 전에 하준이 직접 여름에게 주었던 스포츠카의 열쇠였다. 당시 번호판과 국내에 1대뿐이라는 사실이 온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었다. 여름은 가볍게 웃었다. “남이 버린 걸 좋아하나 봐? 차, 별장, 남자, 그래, 다 가져라. 어쨌든 난 이제 다 상관없어.” “당신이 신경을 쓰던 말던 준의 마음속에는 이제 나뿐이거든.” 백지안이 득의양양하게 침대가로 와서 여름을 내려다봤다. “내 말 한마디면 네 친구의 명예 따위 단숨에 땅바닥에 떨어지는 거거든. 우리 오빠에게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네 친구는 그렇게 운이 좋지 못하거든. 이제 네 친구의 명예는 시궁창에 떨어졌지. 뭐, 누가 그렇게 우리 오빠를 모욕하랬나?” “애진작에 백윤택이 윤서를 해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구나?” 여름이 두 눈을 부릅떴다. “자업자득이지.” 여름이 허리를 굽혔다. 신나는 구경을 보는 사람처럼 웃음을 띠고 있었다. “마지막에 성공하지 못해서 그게 참 아쉽네. 하지만 상관없지. 어쨌든 이제 평생을 오명이 임윤서를 따라다닐 테니까.” 여름은 심장이 찢어지는 듯했다. 안 그래도 막 수술을 마쳐서 아프던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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