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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화

최대점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전에 백지안을 본 적이 있었지만 여름처럼 마음에 들지는 않았었다. “세상에 정신과 의사가 없어서 걔를 불러다가 치료를 하냐? 당장 의사 교체해!” 장춘자도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래! 전 여친에게 치료를 받다니 네 와이프 기분은 생각해 봤니?” 여름이 한숨을 쉬었다.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백지안을 그렇게 좋아하시지 않나 보네.’ 하준이 쓴웃음을 지었다. “주혁이가 그러는데 지금 최고의 정신과 의사래요. 세계 최고라는 정신과 의사를 초빙해 올 때만 해도 그게 백지안인지 몰랐어요.” 최대범은 잠시 아무 말이 없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하지만 행실 조심하고! 난 네가 네 에미가 했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저는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하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출근길에 하준은 다음 치료 일정을 물으려고 백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럴 줄 알았지. 너희 집에 가면 가는 건데, 너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날 워낙 안 좋아하시잖아, 그래서….” “이미 말씀드렸어. 다들 상황은 대충 이해해 주셨어.” “그럼 됐어.” 백지안이 신음했다. “그런데 너한테는 내가 솔직히 말할게. 장소가 바뀌니까 원래 하려고 했던 치료 프로세스를 다시 수정해야겠어. 아마 예전처럼 회복 속도가 빠르진 못할 거야.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하준은 살짝 찡그렸다. 물론 빨리 상태를 회복하고 싶었지만 백지안과 단둘이만 있는 상황을 여름이 워낙 신경 쓰여 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 아, 어젯밤에는 괜찮았어? 왜 차가 없다고 말 안 했냐? 기사 보내서 태워 주면 되는데.” “됐어. 어젯밤 같은 상황에서는 네가 나를 잘 챙겨줄수록 네 와이프는 오해하게 되어 있어.” 백지안이 낮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난 네가 어렵게 찾은 행복을 깰 생각은 없어.” “……” 하준은 미간을 꾹 눌렀다. “지안아, 너도 네 행복을 찾아야지. 너와 나는 인연이 못 되었지만 사실 네 곁을 내내 지켜주는 사람 있잖아?” “혹시… 영수 말하는 거야?” 백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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