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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화

하준은 주방으로 가서 밥을 담았다. 여름이 웃으면서 이진숙에게 속삭였다. “환자인 건 알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정상으로 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조심스러워할수록 하준 씨도 더 민감하고, 감정적이고 예민해질 것 같거든요.” 이진숙이 깜짝 놀랐다. “사모님은 역시 대단하세요. 그렇네요. 회장님도 아직 안 드셨는데 식사 좀 하게 해주세요.” 곧 하준이 밥 한 그릇을 들고 나타났다. “자긴 안 먹어요?” “방금 먹어서 별로 배가 안 고파.” 하준이 여름 앞에 밥그릇을 놓아주었다. “거짓말! 이모님이 자기 밥 먹어야 한다고 하던데.” 여름이 억지로 하준을 끌어다 앉혔다. “꼭 먹어야 해.” “밥이 안 넘어가.” “내가 먹여줄게요.” 여름이 새우를 집어 하준의 입에 넣었다. “……” ‘뭐지? 그 맛없던 새우가 갑자기 맛있네?’ “하나 더.” 새우 하나를 꿀꺽 삼키더니 졸랐다. “혼자서 먹어 봐요.” 여름이 젓가락을 쥐어 주었다. “싫어. 입맛이 없단 말이야.” 하준이 얼굴을 홱 돌리며 극혐 얼굴을 했다. 여름은 진땀이 났다. ‘하아아… 새우 먹는 거 보니까 입맛 없는 거 아닌데? 내가 먹여주면 뭐 맛이 다르냐? 어쨌거나 뭘 먹여야 하니까….’ 여름은 할 수 없이 직접 먹이기로 했다. 어느새 여름이 한 그릇을 먹는 동안 하준은 두 그릇을 먹었다. 이진숙이 보더니 너무 기뻐했다. “회장님이 이렇게 드시는 거 너무 오랜만에 보네요. 역시 사모님이 먹여 드려야겠어요.”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전에는 왜 이렇게 유치한 최하준의 모습을 몰랐을까?’ 갑자기 누군가가 어깨를 꾹 쥐는 느낌이 들었다 돌아보다가 어색하기 짝이 없는 하준의 눈과 마주쳤다. “아까 밥 먹고 나면 안마해달라면서요.” “어?.... 아, 응.” 여름은 흐뭇했다. ‘밥 먹인 보람이 있군.’ 잠시 후 여름은 깩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살살~ 아파요.” “살살 하는 건데.” “아니, 그만, 그만! 아파 죽겠네.” 여름이 후다닥 하준의 손에서 벗어났다. “다른 거 하죠. 이따가 나 샤워할 건데 그 힘으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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