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화
“잠깐.”
하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야. 난 갈게. 어쨌든 넌 이제 예전의 하준이가 아니잖아. 예전 친구 따위가 뭐 그렇게 중요하겠어.”
송영식은 한숨을 쉬었다.
“잡지 마라.”
“너 잡는 거 아니거든.”
하준은 어이가 없어 하며 송영식을 쳐다보았다.
‘나에게 저런 신경질적인 친구가 있었다고?’
송영식은 잠시 매우 민망해졌다.
“…나 간다?”
“앉아 봐.”
하준이 옆이 의자를 가리켰다.
송영식은 그제야 휘적휘적 가서 앉았다. 저도 모르게 시선이 하준의 노트북으로 향했다.
“FTT 자료 보고 있었네?”
하준은 그에 답하지 않고 미간을 찡그리고 있더니 물었다.
“나랑 강여름은 어떤 사이였어?”
“어떨 것 같냐?”
송영식이 고소해하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맞추면 여기 앉아서 얘기해 줄 거야?”
하준이 냉랭하게 물었다.
“말 하기 싫으면 말고. 물어볼 사람이 너밖에 없는 건 아니니까.”
“내가 졌다.”
송영식은 김이 빠졌다.
“네가 느끼기에는 어떨 것 같은데?”
하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전에는 노트북도 핸드폰도 만질 줄 몰랐지만 오늘 아침에 핸드폰으로 몰래 뒤져보았다. 성인 남녀 사이에 키스를 한다는 것은 둘이 굉장히 친밀한 사이라는 뜻이었다. 게다가 자신과 여름이 나눈 것은 프렌치 키스라는 것까지 알아냈다.
그런 것을 알아내고 나자 하준은 저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졌다.
“뭐 응큼한 생각하고 있구나?”
송영식이 큭큭 웃었다.
하준이 송영식을 싸늘하게 흘겨 보았다.
“내 여자인구인가? 하지만 결혼했다던데? 아이도 있고. 난… 강여름의 정부인가?”
“… 컥컥. 대단하네. ‘정부’ 뭐 그런 단어까지 알아냈어?”
송영식이 엄지를 치켜 세웠다.
“하지만 그 단어가 딱 적당한 것 같다.”
그 말이 맞다는 뜻이었다.
하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정말 내가 그렇게 내놓기도 부끄러운 정부야?’
“그렇다고 화내지는 말고. 이 지경이 된 것도 다 네 인과응보라고.”
송영식이 말을 이었다.
“여울이하고 하늘이 아빠가 누군지는 아냐?”
“내가 어떻게 알아?”
하준은 짜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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