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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화

이튿날, 이른 새벽. 여름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최하준은 이미 일어나 침대 옆에 앉아 여름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뭐 하려고 합니까?” “아침밥 하려고요.” 최하준이 살짝 찡그렸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아침밥 챙길 정신이나 있겠어?’ “안 해도 됩니다.” 최하준이 여름의 팔을 잡았다. “그러기 싫어요. 아침 식사를 챙기는 건 내 의무니까.” 여름이 고분고분한 하인처럼 행동했다. 그런 모습에 슬며시 짜증이 올라왔다. “안 먹을 겁니다. 옷 갈아입어요. 갈 데가 있어요.” 여름이 얼굴을 찌푸렸다. 집에서 나갈 수 있다면 출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도 물 건너 간 것 같다. “네.” 준비를 마치고 최하준은 직접 차를 운전해 여름을 어느 교외 지역으로 데리고 갔다. 여름은 최하준이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묻지도 않았다. 이 사람과 말을 섞기도 싫었다. 눈앞에 묘지가 나타났다. 여름은 이제야 알았다. 이곳이 할머니가 안장된 묘소라는 것을. “왜 여길 데려왔어요?” “추모의식을 치르려고 합니다” 최하준이 차에서 내렸다. 여름은 멍하니 차 안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미 장례는 치렀어요. 이럴 필요 없어요. 당신과는 상관없어요.” 여름은 할머니 죽음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한선우만 장례식에 가고 나는 못 가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뭐라고 하든 나도 할 일은 해야겠습니다. 최소한 서류상 남편이니까.” 최하준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나를 언제 와이프로 대해주기나 했나, 뭐.” 여름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우리 가족은 보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가족 장례식에도 안 가겠다고는 한 적 없습니다.” 최하준이 여름을 안아서 차에서 내려주었다. 이어서 대형 트럭 한 대가 오더니 두 사람 앞에서 멈췄다. 김상혁이 차에서 뛰어 내렸다. “할머니 생전에 입으셨던 의복이랑 물건입니다.” 여름이 트럭을 올려다 보았다. 물건들이 가득 차 있는 걸 보고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이게 다 뭐….” 김상혁은 최하준이 뭐라고 할까 봐 지레 걱정이 되어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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