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7화
송영식은 한동안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윤서의 말을 듣고 나니 많은 일이 이해되었다.
“자기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 계속 당신을 불러서 자기 연애 고민 상담하고 그러는 것도 다 어장 관리야. 그쪽이랑 헤어지고 나면 나에게 오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심어주는 거라고.”
윤서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촌철살인이었다.
“그런 사람은 따라다니고 사랑해줄 가치가 하나도 없는 인간이야. 당신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그냥 썸이나 타다가 더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면 바로 갈아타서 그쪽에 가서 또 썸 타고 그러는 거라고.”
송영식은 그날 밤 백지안이 다른 남자와 입을 맞추던 모습을 떠올렸다. 갑자기 마음이 확 답답해지고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여자는 여자가 더 잘 아는지도 몰라.’
“고, 고마워. 많이 배웠네.”
송영식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흡사 반려인에게 야단맞은 대형견 같은 모습이었다.
송영식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은근히 속이 시원했다.
“아, 윤후 그룹 상대하다 보면 윤상원이 반드시 당신을 찾아가서 나에 대해 온갖 욕을 퍼붓겠지만, 그냥 신경 쓰지 마셔.”
송영식이 눈을 끔뻑거렸다.
“자기 전 여자친구를 버린 주제에 뒤에서 그 녀석이 당신 욕을 할 일이 뭐가 있어?”
“그쪽 눈에는 아마도… 내가 아주 아주 못된 년으로 보일 테니까. 예전에 최하준도 여름이를 아주 못된 년 취급했었잖아? 설마 세상에 백지안 같은 인간이 그거 하나뿐인 줄 알았어?”
윤서가 콧방귀를 뀌더니 2층으로 올라갔다.
송영식은 순진해서 아직 강여경이니 신아영 같은 불여우를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그런 인간을 많이 만났으면 아마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을 것이다.
******
송영식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리버사이드 파크를 떠났다. 곧 비서에게 전화를 넣어서 윤후 그룹에 대한 압박에 들어가기로 했다.
송영식에게 윤후 그룹 정도 규모의 회사를 상대하는 것은 그렇게 큰일도 아니었다.
다만 그렇게 지시를 하고 나니 뒷맛이 깔끔하지 않았다.
남들은 어지간한 아이돌을 압살할 미모라며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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