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1화
여름은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전에 추성호가 임윤서를 따라다녔던 것이 생각났다. 서유인과 이혼하고 나면 추성호는 아마도 윤서와 결혼하려고 들 것이다.
“됐다. 추신 쪽 일은 우리와 이제 아무 상관이 없으니 신경 끄자.”
그러더니 서경주는 손주들과 놀아주러 갔다.
여름은 아버지와 아이들을 보며 욱신거리는 얼굴을 가만히 만져보았다.
상태가 좀 좋아지면 밖에 나오려고 했는데 이제는 숨길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여름아, 밥 먹는데 마스크가 다 웬 말이냐? 감기 정도는 괜찮으니 그냥 마스크 벗고 제대로 먹자꾸나.”
서경주가 권했다.
“저는 그냥 저쪽에서 따로 먹을게요.”
여름이 일어나 반찬을 덜었다.
서경주가 가만히 보고 있다가 갑자기 여울이에게 눈짓을 했다.
여울이 여름의 곁으로 오더니 마스크를 와락 벗겨버렸다. 모두의 눈에 퉁퉁 부은 여름의 얼굴이 들어왔다.
“엄마, 누가 때렸어요?”
하늘이 벌떡 일어섰다. 두 눈에서 레이저가 쏘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안 아파?”
여울도 마음 아픈지 거의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서경주도 적잖이 화가 났다.
“어쩐지 이상하다 했다. 우리에게 숨길 셈이었구나. 대체 누구 짓이냐?”
“흥분하지 마세요. 그냥 싸움이 났는데 어쩌다 맞은 거니까요. 이미 다 갚아줬어요. 정말이에요. 두 배로 때려줬다고요.”
여름이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헤헤거렸다.
“꽤 흉하게 보이는 건 저도 다 아니까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얘들아, 밥 먹자, 밥.”
******
식사가 끝나고 서경주가 여름을 위층으로 불렀다. 무거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애비에게 솔직하게 말해보렴. 대체 누가 널 이렇게 만들었니? 심하게 부은 걸 보니 남자가 손을 댄 것 같은데.”
그 말을 들은 여름은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고개를 숙이고 답했다.
“유진 씨가요.”
“뭐라고?”
서경주는 깜짝 놀랐다.
아무리 해도 그 성인군자 같은 양유진이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못된 놈을 보았나!”
화가 난 나머지 서경주가 테이블을 내리쳤다.
“감히 내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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