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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화

“내 말이 틀려?” 하준이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자기야, 남자는 성모 마리아가 아니라고. 양유진이 아이들에게 잘해준 건 순전히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야. 아이들에게 잘해주지 않으면 당신이 자기를 쳐다도 안 볼 거라는 사실을 다 알기 때문이지.” “그렇다고 해도 아저씨 보다는 훨씬 좋았어요.” 하늘이 말대꾸했다. “우리가 배 속에 있을 때 다른 아줌마한테 우리를 줘서 키우게 할 거라고 그랬다면서요? 우리 엄마한테서 떼어내서요. 아저씨는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 하준은 민망했다. 여름이 그런 얘기까지 아이들에게 했을 줄은 몰랐다. 여울이 큰 소리로 외쳤다. “난 나쁜 새엄마는 싫어! 우리 엄마가 좋아!” “나쁜 새엄마는 없어. 이제 아빠는 엄마만 좋아해.” 하준이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이제 죽을 때까지 엄마 한 사람만 사랑할 거야.” 쌀쌀맞던 하늘이 갑자기 우웩~하는 얼굴을 해 보였다. “우웩! 가식적이야.” “……” 하준은 충격을 받았다. 흙색이 된 하준의 얼굴을 보니 여름은 어쩐지 웃겼다. 결국 여름은 하준이 말했던 어린이 레스토랑으로 차를 몰았다. 하준은 아이들 비위를 맞춰주고 싶었으나 여울의 취향은 잘 알았지만 하늘이 뭘 좋아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결국 레스토랑에 있는 어린이 메뉴는 다 시켰다. “됐어. 너무 많이 주문하지 마. 낭비잖아.” 여름이 말렸다. 하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여울이 말을 가로챘다. “아니야, 아니야. 그동안 아빠가 하나도 안 사줬잖아. 괜찮아.” 여름이 여울을 쿡 찔렀다. “맛있는 거 잔뜩 먹고 싶어서 그러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렇게 많이 먹다가 충치 생긴다.” “내가 뭘? 이모가 항상 기회가 있으면 얻어먹으라고 했는데.” 여울이 가슴을 쭉 펴고 당당하게 말했다. 여름은 이마를 짚었다. 임윤서는 대체 애들에게 뭔 쓰잘 데 없는 거 가르친 거야 싶었다. 하준은 여름과 두 아이를 보면서 어느새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이런 여자와 아이들 곁에 평생 있어 주고 싶었다. 음식이 차려지자 여울은 앞받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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