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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화

양유진도 오늘은 블랙 슈트를 입었다. 근사하긴 하지만 최하준과 비교해보면 아무래도 2% 부족했다. 슈트 입은 모습은 역시 최하준이 보기 좋았다. 그렇게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렸는지 여름 쪽으로 돌아보았다. 여름은 얼른 고개를 돌려 찔리는 얼굴로 양유진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이런 모습에 양유진이 기분 나빴겠다고 걱정했는데 양유진은 자신을 보고 있지 않았다. 양유진의 시선이 향한 곳은 유력인사가 모여있는 곳이었다. 여름은 흠칫했다. 이때 양유진이 여름을 돌아보았다. “윤서 씨가 저쪽에 있네요. 가서 인사 좀 해볼까요?” “그래요.” 여름도 마침 그럴 생각이었다. 오늘 밤 윤서가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이었다. 몸의 라인을 따라 흘러내리는 드레스는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었다. 유력인사의 부인들이 윤서를 둘러싸고 웃고 떠들고 있었다. 그러나 윤서는 여름을 보더니 바로 모두를 뒤로하고 여름을 맞으러 왔다. “왔어? 어머니, 제 제일 친한 친구인 강여름이에요. 이쪽은 남편이고요. 이분이 우리 어머니셔. 인사해.” “안녕하십니까?” 양유진이 얼른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진영그룹 대표인 양유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송태구의 아내인 임미정이 빙그레 웃으며 인사를 받았다. 시선이 여름에게로 향했다. “윤서에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앞으로 우리 집으로 자주 놀러 와요.” “네, 감사합니다.” 여름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임미정은 만족스럽게 바라보았다. 평소에 알랑거리고 비위 맞추는 인간을 하도 많이 보아서 여름의 눈 속에 담긴 순수한 감사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옆에 있는 남편이라는 사람은…” “둘이 할 얘기가 많을 테니 이야기 나누어요. 난 저쪽에 친구들이 있어서.” 임미정은 웃으며 자리를 피해주었다. 말이며 행동이 더할 나위 없이 품위 있고 시원스러웠다. “양어머니께서 정말 잘해주시는구나.” 양유진은 의미심장하게 임미정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예비 영부인과 관계를 잘 만들어 놓으면 앞으로 크게 도움이 되겠어.’ “그래, 우리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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