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4장

서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차은우는 서하윤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여전히 부드럽게 물었다. “넌 어떤 결혼식을 원해?” “결혼식 진짜 하려고?” 서하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냥 차관우와 하정희를 자극하려고 해 본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결혼식을 올리겠다니... 그녀는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여자들은 대부분 평생 기억에 남을 결혼식을 원하잖아. 넌 내 아내니 당연히 결혼식 올려야지.” 차은우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다. 마치 그 역시 결혼식을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서하윤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럼 잘 생각해 봐야겠네.” “어떤 생각이나 요구든 나한테 말해도 돼.” 결혼식 얘기를 나누는 지금, 차은우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했다. 천천히 두 사람은 잠이 들었다. 한편, 집으로 돌아간 차관우와 하정희는 쉽게 마음이 내려가지 않았다. “여보, 오늘 서하윤에 대한 은우의 태도를 보니 우리가 뭘 하려고 해도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 같아요.” 하정희가 말했다. 오늘 차은우가 했던 말들은 겉으론 평범해 보였지만 사실 그들을 경고하는 말이었다. 차은우는 분명 그녀와 차관우의 추악한 비밀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차관우는 안색이 일그러져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난 그 아이 아버지야.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말고, 할 일만 하면 돼.” 아들은 절대 아버지를 이길 수 없다. 하정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밤도 깊어지고 하정희의 눈빛도 점점 어두워졌다. 차은우가 정말 서하윤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그녀는 절대 그가 원하는 대로 두지 않을 것이다. 오랜 시간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수모를 당하게 만들었던 차은우... 절대 그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순 없었다. 그리고 그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최금주 또한 마찬가지였다. 절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ㅡㅡ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서하윤과 차은우는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최금주는 마침 막 깨어난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