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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장

하정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은우야, 나한테 그럴 필요 없어. 난 오래전부터 널 내 아들로 생각했단다.” 순간 차은우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는데 마치 피가 뚝뚝 떨어지는 칼날처럼 음산하고 섬뜩한 기운을 풍겼다. “꺼져.” “차은우!” 차관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성인이 되면 자기를 이해해 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심지어 더 심해졌다. 하정희의 얼굴도 싸늘해졌다. “먼저 가볼게.”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르는 게 아니에요. 그저 내 아내의 귀를 더럽히기 싫어서 안 하는 것뿐이죠. 내 이성이 아직 남아있을 때 당장 병원에서 떠나세요.” 차은우는 차갑고 섬뜩한 목소리로 차관우에게 경고했다. 지금의 그는 마치 똥이라도 씹은 듯 속이 울렁거려 당장이라도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은 중년이 되었지만, 과거에 벌어진 더러운 사건들은 도무지 잊을 수 없었다. 증거는 모두 남아 있었다. 차은우의 감정 변화에 서하윤은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되잡았다. 차은우는 저도 모르게 손에 힘들 주고 있었다. 문득 정신을 차린 그는 서하윤을 내려다보았다. 그제야 울렁거리는 속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하정희는 안색이 창백해져 빠르게 병원을 떠났다. 그러자 차관우도 뭔가 두려움을 느낀 듯 마지못해 김 집사에게 말했다. “우리 어머니 잘 부탁하네.” “걱정마십시오.” 김 집사가 대답했다. 차관우와 하정희가 떠난 후에야 차은우의 얼굴이 조금 풀렸다. 김 집사는 서하윤을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혹시라도 서하윤이 겁을 먹진 않았을까 두려웠지만 생각보다 평온한 그녀의 표정에 김 집사는 속으로 감탄했다. 여사님이 말씀하신 그대로야. 그러니 여사님의 안목은 틀림없으셨어. “이미 상태가 안정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니 두 분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김 집사는 두 젊은이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금주가 지금 깨어있다면 분명 두 사람이 걱정하는 걸 원치 않았을 것이다. “대체 할머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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