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9장
“네 엄마 유언은 네가 아무 걱정 없이 자라는 거였어.”
차은우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송주희는 입을 벌렸지만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그녀는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며 마치 혼이 빠져나간 듯했다.
“은우 오빠...”
단지 그녀 엄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그럴 리가 없잖아?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지냈는데 정말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너 똑똑한 애잖아. 힐리우스까지 찾아온 걸 보면 내 뜻도 이미 알아차렸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더는 찾아오지 말고 네가 해야 할 일이나 해.”
차은우가 말했다.
송주희의 얼굴은 완전히 핏기를 잃었다.
혼란에 빠진 그녀는 황급히 힐리우스를 떠났다.
사실 그녀의 친구는 계속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송주희는 오늘 밤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을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차은우가 이렇게까지 명확하게 말할 줄 생각도 못했다.
도망칠 곳도, 피할 곳도 없이 그는 그녀에게 한 갈래의 길조차 내주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단지 자기 어머니 때문에 그녀를 돌봐줬다는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다.
운전하던 친구는 송주희의 풀이 죽은 모습에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너희들이 보기엔 은우 오빠 나한테 어떤 것 같아?”
송주희는 주먹을 꽉 쥔 채 여전히 체념하지 않고 희망을 품었다.
어쩌면 남들이 보는 것이 더 명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친구는 송주희가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이 놀라웠다.
“누가 봐도 넌 차 회장님한테 중요한 사람 같아 보여. 너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 폭력 당한 적 있었잖아? 그때 그 소식에 차 회장님은 바로 학교로 달려오셨어. 그래서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이 얼마나 쫄아있었는데? 어쨌든 내 생각엔 차 회장님은 널 정말 많이 아끼시는 것 같아. 이젠 너도 세명시로 돌아왔으니 앞으론 당당하게 차 회장님 여자친구가 되면 되잖아.
근데 왜 갑자기 그렇게 묻는 거야? 너 설마 차 회장님 여자친구가 되긴 싫은 거야? 이 세명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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