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9장

서하윤은 서하준의 숙소에서 나왔다. 길가에 정차한 고급 승용차를 본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금방 눈물을 흘렸지만 다행히 날이 어두워져서 차 안에 들어가면 크게 티가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은우의 눈은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차에 타는 순간, 남자가 물었다. “너 울었어?” “아니.” 서하윤은 조금 무거운 목소리로 부정했다. 차은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서하윤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네 말을 믿지 않았어?” 그렇지 않고서야 늘 강한 모습만 보여줬던 그녀가 이리 쉽게 눈물을 흘릴 리가 없었다.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내가 아무 잘못 없는 우리 오빠를 이 일에 휘말리게 했다는 거야.” 서하윤은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도로에는 지나가는 차도, 사람도 많았다. 그녀는 마음이 무거워지며 처음으로 차은우와 결혼한 결정을 의심하게 되었다. 그녀는 폭풍우도 두렵지 않으며 차은우와 함께 모든 것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의 가족에게도 두려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서하준이 처음으로 겪는 사랑이 평생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달콤한 추억이 되길 바랐다. 지금처럼 누군가의 계략에 얽힌 것이 아니라... “심씨 가문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차은우가 차갑게 말했다. 서하윤을 바라보니 그녀의 눈에는 망설임이 가득했다. 어쩐지... 그와 거리를 두려는 듯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었다. “무슨 생각해?” 차은우가 물었다. 서하윤은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밖을 바라보던 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차은우의 시선과 마주했다. 오늘따라 그녀는 아주 연약해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차은우 씨, 3년 동안 비밀 결혼 계속 유지해. 그리고 3년 뒤에 이혼하면 아무도 모를 거야. 우리... 계약서대로 진행하자.” 그녀는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면 정말 차은우를 사랑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언젠가 차은우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