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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장

“그렇지 않아요. 대표님을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이 아이는...”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강은별이 입을 열었다. “설마 곽경훈의 아이가 아니라고 말하려는 건가? 귀신이나 속여. 나한테 통하지 않아. 그리고 이은화, 곽경훈 앞과 뒤에서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거 피곤하지도 않아? 이 남자를 원한다면 차라리 당당하게 인정하는 게 더 좋지 않겠어? 그리고 너, 곽경훈. 아이까지 생겼으면서도 이은화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난 네 생각을 읽을 수도 추측할 수도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무리 네가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해도 네가 바람을 피운 건 사실이라는 거야.” 곽경훈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은별아, 일단 집에 가서 좀 쉬어. 시간이 조금 지나서 네가 진정되면 그때 우리 다시 얘기하자.” “얘기할 것 없어. 그러니 곽 대표, 빨리 이혼 서류에 서명이나 해. 그래야 너와 나 사이에 더는 복잡한 일이 없을 테니까. 그리고 이은화를 쫓아낼 계획이야? 이 여자를 쫓아낸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강은별은 아주 단호했다. 곽경훈을 볼 때마다 그녀는 영상 속 장면들이 선명하게 떠올라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병실 문 쪽으로 걸어가던 강은별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곽경훈을 보았다. 그의 눈에 가득한 슬픔에 강은별은 잠시 멍해지더니 덩달아 가슴이 아파왔다. 아파? 나만큼 너도 아파?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내 변호사한테 연락해. 이혼 관련 사항은 다 변호사에게 맡겼어.” 곽경훈의 안색은 백지장처럼 질려있었다. 그의 눈에 비친 그 소녀, 언제나 여리고 보호받아야만 했던 강은별이 이제는 그들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결단력을 보이고 있었다. 이은화도 가슴이 아팠다. 곽경훈이 강은별을 얼마나 아끼는지, 얼마나 잘해줬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을 직접 눈으로 보니 마치 심장을 찌르는 것 같았다. “대표님... 사모님이 다 알아버렸으니 저 그냥 여기 있으면 안 될까요?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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