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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장

두 시간 후. 스위트룸은 난장판이 되었다. 두 사람의 옷은 방 안 곳곳에 흩어져 있었고, 욕정이 지나간 후의 냄새가 온 방에 가득 찼다. “대표님, 뭐 좀 드실래요? 이거 전에 우리가 갔던 그 집 음식인데 대표님이 그때 맛있다고 칭찬하셨잖아요.” 이은화는 힘이 빠진 나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자기가 침대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곽경훈이 매번 침대에서 그녀에게 그렇게 빠져들 리가 없었다. 곽경훈은 담배를 피웠고 담배 연기는 그의 얼굴을 흐릿하게 덮었다. 계속된 침묵에 이은화는 속으로 긴장했다. “대표님?” 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곽경훈은 담배를 끄고 눈꺼풀을 내리더니 이은화를 향해 말했다. “요즘 살 좀 쪘나?” 이은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항상 몸매에 신경을 썼고 심지어 자기가 임신했다는 걸 알면서도 과식을 피하고 매일 운동을 견지했다. “요즘 출근 안 하고 집에서 많이 먹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대표님 저 살찌면 싫어요? 그럼 돌아가서 다이어트 좀 할 게요.” 아랫배가 예전보다 한층 더 커졌지만 그런 미세한 변화를 곽경훈이 알아챌 줄은 몰랐다. 곽경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뭔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넌 세명시로 돌아가지 말고 여기 남아.” 이은화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억지로 웃어 보였다. “네.” 매번 뜨거운 순간이 끝나면 그는 항상 이렇게 냉정하고 무정했다. 그녀가 자기에게 집착할까 봐 걱정하는 사람처럼. 이 남자는 그녀가 상상한 것보다 더 무정하고 차갑다. “대표님, 앞으로 영주시에 올 때마다 저한테 연락하세요. 제가 옆에 있어 드릴게요. 네? 거절하지 마세요. 제가 대표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지 아시잖아요. 그러니 제발 거절만은 하지 마세요.” 이은화는 눈물을 글썽이며 간청했다. 이런 애절함을 어떤 남자가 쉽게 거절할 수 있을까? 곽경훈은 반쯤 피운 담배를 다시 꺼내 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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