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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장

특히 두 사람이 뜨거운 시간을 보낼 때 말이다. 성욕이 폭발한 걸까? 최금주도 있는데 온통 그런 생각만 하는 걸까? 서하윤은 시선을 거둔 채 감히 눈길도 주지 못했다. "할머니, 오늘 밤은 저 할머니랑 본가에서 지낼게요. 저 할머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요." 서하윤은 최금주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투에는 소녀다운 애교가 은근히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 말에 최금주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너무 좋다. 나도 하윤이에게 해줄 말이 많으니 오늘은 본가에서 지내도록 해. 바로 김집사에게 전화해서 간식거리와 과일 준비하라고 할 테니 오늘 밤은 우리 둘이 TV도 보고 수다도 떨자꾸나." 서하윤을 바라보는 차은우의 눈빛은 서서히 어두워졌다. "오늘엔 하윤이가 내 옆에 있으면 되니까 넌 기사한테 전화해서 널 힐리우스로 데려다 달라고 해." 최금주는 순간 차은우가 걸리적거린다는 기분이 들었다. 차은우가 있으면 최금주는 서하윤에게 하고 싶은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무시당하고 쫓겨나게 된 차은우는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할머니 제 할머니 아닌가요?" "네 할미 맞지. 하지만 하윤이 할미이기도 하잖니." 최금주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순간 차은우는 말문이 막혔다. 그래. 힐리우스로 가지. 그는 득의양양한 표정의 서하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오늘은 피했어도 내일은 피하지 못할 것이다. 백미러로 차은우의 어둡고 욕망에 가득 찬 눈빛을 본 서하윤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하윤이는 왜 봐? 왜, 하윤이가 없으면 잠이 안 와?" 최금주는 콧방귀를 뀌며 물었고 서하윤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런데 이때, 차은우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네, 잠이 잘 안 와서요." 서하윤과 자고 싶은데 오늘 자지 못한다면 내일 같이 갚아줄 것이다. 최금주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단지 서하윤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루만 혼자 자라고 했을 뿐인데. 하긴 힐리우스의 도우미가 그러는데 요즘은 매일 같이 침대 시트를 갈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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