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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장

“여사님 방금 경매회 가셨습니다. 사모님과 도련님께서도 거기로 오시라 하시네요.” 서하윤은 전화를 끊고 다시 경매회장으로 차를 돌렸다. 어디인진 알았지만 길이 막히는 바람에 네비게이션을 틀었다. 그나저나 할머니는 왜 갑자기 경매회에 가셨지? 마침 그때, 차은우에게서 연락이 왔다. “난 10분 쯤이면 도착하는데 당신은 얼마나 걸려?” 네비게이션에 뜨는 14분이라는 숫자를 보고 차은우에게 말하자 그는 기다렸다 같이 들어가자고 했다. 앞서 경매회에도 같이 가긴 했으나 그땐 그저 파트너 신분이었을 뿐. 허나 이번엔 할머니가 계시니 손주 며느리 신분이 되어 버렸다. 할머니는 무슨 경매품이 마음에 드셨을까. 15분 뒤. 주차장에 다다르니 차은우가 보였다. 손수 제작한 정장을 입고 고고함을 풍기는 차은우를 보니 그제야 자신이 청바지에 트렌치 코트를 입고 있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내가 옷 준비해 뒀어, 차에서 갈아 입어.” 차은우가 화이트 드레스가 담긴 백 하나를 건넸다. 어두운 지하 주차장, 차 내부는 잘 보이지 않았다. 곧장 뒷좌석으로 들어갔지만 공간이 협소해 거동이 영 불편했다. 게다가 바로 앞 조수석에 차은우가 앉아 있기까지. “갈아입은 옷 나한테 줘 봐.” 갑작스런 차은우의 말에 서하윤은 움찔 놀라며 결국 옷을 건넸다. 드레스로 갈아입고 머리를 깔끔하게 빗어올린 뒤에야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차은우가 자신이 입고 온 옷을 정갈하게 개어두고 있는 걸 말이다.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뛴 서하윤이 옷을 받아 쥐었다. “고마워.” “안에 추우니까 걸치고 있어.” 차은우가 이번엔 베이지색 망토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보드랍고 포근한 촉감이 서하윤의 마음을 오래도록 가라앉지 못하게 만들었다. 서하윤은 경매회장에서 할머니를 본 뒤에야 비로소 평정심을 되찾았다. 경매회장은 그다지 붐비지 않았고 금주 할머니 곁엔 또다른 고상한 분위기를 가진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서하윤을 본 할머니는 의아해 하며 금주 할머니에게 물었다. “어느 손녀야? 처음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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