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장

수술실에서 나온 송주희는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였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그때 다시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단다. 병원은 장민호에게 맡기고 차은우는 호텔로 향했다. 차에서 내려 로비로 들어가려던 찰나, 앞에 서하윤이 보인다. “서하윤.” 남자의 무겁고도 두꺼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부름을 들은 서하윤은 곧바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순간 강민준 그 자식이 여기까지 따라왔나 싶었지만 상대는 다름 아닌 차은우였다. 병원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송주희 수술이 끝난 걸까? “호텔에서 쉬지 않고 뭐해?” 차은우가 어째 영 말을 듣지 않는 서하윤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 추궁하는 듯한 말투에 서하윤은 어째서인지 잘못을 저지른 어린 아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곧바로 그녀가 찬란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반달모양으로 떴다. “호텔에서 약 먹고 한참이나 잤더니 완전 다 나은 거 있지! 내가 체력은 제법 좋은 편이거든, 그래서 산책 좀 하느라고.” “체력이 제법 좋다고?” 한쪽 눈썹을 치켜드는 걸 보니 차은우는 전혀 그 말을 믿지 않는 눈치다. 체력이 제법 좋다면서 얼마 되지도 못해 그만하라고 애원을 하나? 서하윤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 어릴 때 장거리 달거리 우승자였다고! 운동실력이 얼마나 뛰어난데!” 자부심을 느꼈던 체력은 그렇게 임씨 가문에 입성한 뒤로 나날이 쇠퇴해져만 갔다. 딱 봐도 의심하는 듯한 차은우를 보며 서하윤도 그러려니 했다. 어차피 여자들 나약한 게 남자들 나약한 것보단 나으니까. “가자.” 차은우가 어느새 훌쩍 다가와 자연스레 서하윤을 품에 끌어 안았다. 벌써 익숙해진 서하윤은 차은우가 손을 뻗어 어깨를 감쌌을 때, 머리를 그의 가슴팍에 포개기까지 한다. 자신에게 이런 습관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가끔 습관이라는 건 겨우 며칠만에도 형성이 되나 보다. 나란히 호텔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둘의 뒷모습을 웬 뻣뻣한 그림자 하나가 지켜보고 있다. 강민준이 믿기지 않는 듯 눈가를 붉히며 주먹을 꽉 움켜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