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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장

어쩜 욕심 하나 내지 않고 저리도 덤덤하게 구는지. -- 아침 여덟시 반 위니아 호텔. 강서진이 종종걸음으로 걸어오고 있다. 꽉 막힌 차량들 사이, 버스가 꼼짝달싹 못하고 끼이는 바람에 몇 분 뒤면 곧 여덟시 반이 된다. 이러다간 지각일텐데. 지각하는 걸 싫어하는 강서진은 평소대로라면 늘 10분 일찍 도착하곤 한다. 달음박질하며 호텔로 들어간 그녀를 누군가가 가로 막았다. 급한 마음에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강서진은 갑작스런 상황에 의아해하며 말했다. “죄송한데 잠시만 비켜주세요.”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상대가 진라희라는 걸 알아차린 강서진은 곧바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몇 번이고 마주쳤음에도 볼 때마다 영 달갑지가 않다. 게다가 진라희가 어떤 인간인 걸 알고 있으니 딱히 기대하는 바도 없었다. 이 시간에 여기서 앞을 가로막는 건 절대 우연이 아닐 테니. “사모님, 죄송하지만 비켜주시죠. 출근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강서진이 무뚝뚝하게 말을 건넸다. 진라희는 청소부 복장을 그대로 입고 오는 강서진을 보며 아니꼬움과 한심함이 가득 섞인 눈빛을 하고 있다. 제 딴에는 꾹 참고 아무말 하지 않았지만 강서진은 벌써 그 모습을 보아냈다. 진라희의 눈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레벨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허나 훔치지도, 뺏지도 않은 자신의 힘으로 맞바꾼 돈 아닌가. 진라희의 돈 한푼 쓴 적 없으니 그녀의 기시와 경멸도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할 얘기 있어.” 진라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유동인파가 많은 이 곳 위니아 호텔에서 우연히 만난 지인들에게 웬 청소부와 얘기하는 걸 들키기라도 할까 창피해진 진라희는 후다닥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다. “미안한데 업무량이 많아서 그럴 시간이 없거든. 할 얘기 있으면 점심에 다시 찾아 와.” 강서진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요구를 거절했다. 진라희의 표정이 꼴좋게 일그러졌다. “이거 하면 겨우 얼마나 버는데? 내가 한달 치 월급 줄 테니까 반 시간만 비워 둬. 매니저한테도 언질해 뒀으니까.” 서하윤이 집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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