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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장

민연우는 다급히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마치 사냥감을 바라보는 것 같은 그의 눈빛이 서하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바래다 줄게요.” “연우 오빠?” 옆에 있던 여자는 서하윤에게 끈질기게 대시하는 민연우를 보자 인상이 확 바뀌었다. 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어준다고 약속했던 남자가 지금은 자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웬만한 연예인보다 예쁜 외모를 가진 서하윤을 보자 위기감이 느껴졌다. 민연우는 심드렁한 얼굴로 여자에게 말했다. “너 먼저 둘러보고 있어.” 지난번 클럽에 갔다가 만난 사람들 중에 서하윤을 가장 불편하게 했던 사람이 민연우였다. 바람기가 많은 데다가 언젠가는 여자한테 호되게 당할 상이었다. 그녀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민연우의 팔목을 꽉 잡고 힘을 주며 말했다. “말했잖아요. 혼자 갈 수 있다고요.”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민연우는 마치 전기충격기에 닿은 것처럼 그대로 튕겨져 나가 비명을 질렀다. “악!” 그의 비명소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쪽을 쳐다봤다. “연우 오빠?” 이게 무슨 상황이지? 여자는 놀란 눈을 하고 민연우를 쳐다보았고 서하윤은 구매한 물건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마지 조금 전에 민연우의 팔목을 꺾어버릴 뻔한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듯한 태연한 모습에 민연우는 음침한 눈을 하고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언젠가는 내 손에 잡히고 말 거야! 차은우를 홀리면 자신도 같이 신분상승이라도 한 줄 아나 보지?” 민연우가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그는 한번 점 찍은 사냥감은 무슨 수를 써서든 손에 넣고 보는 스타일이었다. 옆에 있던 여자가 울먹이며 물었다. “연우 오빠, 나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나랑 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어 주기로 했잖아. 이따가 마트에서 장 보고 백화점으로 올라가는 거 아니었냐고?” 여자는 민연우의 신변에 여자가 많은 걸 알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약간 불편할 뿐, 그게 민연우 같은 남자를 포기할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꺼져!” 민연우가 불쾌한 목소리로 포효했다. 한편, 마트에서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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