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4장
김아정은 겁먹은 척 몸을 떨며 말했다.
“나... 나 혼자 운전해서 갈게요. 오늘은 이 차 안 탈래요.”
오늘엔 안 타겠다는 말은 이 차를 타본 적이 있다는 뜻이다.
최한빈은 자주 이 차로 그녀를 데리러 갔고 사람들 눈에 이 차는 최한빈의 상징과도 같았다.
최한빈은 이 차를 아주 좋아했다.
그래서 그녀는 최한영이 뭘 어쩔 수 있을지 궁금했다.
아무리 친동생이라고 해도 선이라는 걸 지켜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계속 밀어붙인다면 최한빈도 감정이 상해 결국 남매 사이에 금이 갈 것이다.
하지만 최한영은 김아정의 속셈을 바로 알아차리고 차갑게 웃으며 최한빈에게 말했다.
“오빠, 이 차는 내가 도로 가져갈게.”
그러곤 기사에게 말했다.
“유 기사님, 다른 차로 이동하세요.”
유호진은 잠시 멈칫하고 최한빈을 바라보더니 차에서 내렸다.
김아정은 당황한 표정으로 최한빈을 바라보며 자기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듯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빈 씨, 나...”
최한빈이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최한영은 바로 차 위에 뛰어올라 힘껏 뛰기 시작했고 순간 귀를 찌르는 경적이 울려 퍼졌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이런 식의 난동을 견딜 수는 없었다.
최한영은 뛰는 것만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몸에서 작을 칼을 꺼내 차를 긋기까지 했다.
평소 방어용으로 가지고 다녔던 칼이 이제야 자기 용도를 찾게 된 것이다.
최한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최한영이 분풀이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최한영의 미친 행동에 김아정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저 차를 못 가지고 나가게 할 줄 알았는데 이런 식으로 망가뜨리다니.
이 차는 세명시에서 찾아보기 힘든 몇 대 안 되는 차였다.
분풀이를 끝낸 최한영은 차에서 뛰어내리며 아무 표정 없이 최한빈을 바라봤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남매는 서로 대결이라도 하는 듯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아정은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지만 이대로 떠나기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여기 있는다고 해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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