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2장
그리고 그녀는 자기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얼마나 애처롭게 보이는지, 최한빈이 이런 모습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남자는 워낙 소유욕이 강해 연약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어 한다.
그녀는 매일 대본을 보며 수많은 연기를 해왔기에 남자들이 좋아하는 건 다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한빈은 눈앞의 김아정을 바라보며 순간 진미주를 떠올리더니 아무 말 없이 침묵했다.
그러자 김아정은 불안감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한빈 씨... 나 한빈 씨가 나 버릴까 봐 정말 무서워요. 제발 나 외면하지 말아요. 뭐라고 말 좀 해줘요. 내가 뭔가 잘못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고칠게요. 앞으론 최대한 실수하지 않고 한빈 씨 심기 건드리지 않을게요. 네?”
이렇게까지 자존심을 내려놓고 말하는데 아무리 단단한 마음이라도 흔들릴 텐데...
“쯧쯧, 올해 본 연기 중에 제일 형편없는 연기군. 오빠는 이런 스타일이 좋으면 진작 말하지 그랬어. 괜히 미주 시간만 낭비할 게 뭐야? 이런 여잔 오빠만 감당할 수 있겠다. 난 냄새만 맡아도 질려.”
조소가 섞인 말이 뒤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린 최한빈은 최한영을 발견하곤 미간을 더욱 깊이 찌푸렸다.
김아정은 얼굴이 더 붉어졌다.
그녀는 최한영이 정말 싫었다.
최한영은 말에 전혀 여지를 두지 않은 채 그녀를 비꼬며 곤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최한빈의 감정 문제는 개인사가 아닌가? 왜 동생이 나서서 설치는 거지?
굳이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해야만 속이 후련한가?
김아정은 최한영이 갑자기 나타나지만 않았어도 최한빈이 자기 눈의 눈물을 닦아주고 따뜻하게 안아준 뒤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 왜 돌아왔어?”
최한빈의 질문에 최한영은 팔짱을 끼고 비웃었다.
“왜? 여기 내 집 아니야? 난 돌아오면 안 돼? 아니면 내가 타이밍을 너무 잘못 잡은 건가? 두 사람 분위기 망친 거야? 눈물 콧물 질질 짜댔으니 남자라면 다 넘어갔겠다. 아니, 옆에 정자도 있는데 비는 왜 맞았대? 오빠, 연극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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