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4장

“아니, 서하윤, 네 악몽의 시작이지.” 차몽희는 실눈을 뜨고 잠금 화면의 서하윤을 바라봤다. ㅡㅡ 레스토랑. 서하윤은 약속대로 이곳에 도착해 차몽희가 알려준 정보에 따라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인기척에 차몽희는 고개를 들고 서하윤을 바라봤고 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마주쳤다. 서하윤은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며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차몽희는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듯 애써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 속의 차가운 기운은 숨길 수 없었다. “반갑네요.” 서하윤이 먼저 입을 열자 차몽희는 잠시 멈칫하다 대답했다. “정말 만나러 올 줄은 몰랐네요.” 서하윤은 자리에 앉아 눈앞의 차몽희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서하윤은 차몽희가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은 악물을 만드는 재주가 있네요. 그 악물들이 당신을 집어삼킬 거라는 건 생각해 보지 못했어요?” 서하윤은 차몽희의 미간을 응시하며 물었는데 그녀의 미간엔 흐릿하고 어두운 기운이 보였다. 사람을 해치는 악물을 사용한다면 그 악물의 반격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차몽희는 서하윤의 말을 무시하듯 말했다. “집어삼킨다고요? 그건 당신이 걱정해야 할 일 아닌가요? 난 당신의 비밀을 알고 있어요. 서하윤 당신은 환생했고 본인의 운명과 타인의 운명까지 바꿨죠. 어때요, 아주 짜릿해요?” 그래, 짜릿하겠지. 루저로 살았던 비참한 전생, 사람들에게 짓밟히던 그녀가 환생으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다니. 성공적으로 운명을 바꿨다고 생각하면 꿈에서도 웃음이 나오겠지? 그녀는 서하윤의 운명이 부러웠다. 하지만 여전히 무덤덤한 서하윤의 표정에 차몽희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진실을 밝혔는데 왜 이렇게 차분한 걸까? 하지만 곧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 정도 배짱도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라오지 못했을 거고 차은우의 아내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세명시에서 서하윤을 부러워하지 않는 여자는 없었다. “7년 전 처음 악물을 접촉한 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