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2장
고주안은 자기를 향해 뻗은 손을 바라보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녀는 차몽희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차몽희는 사기꾼이다.
그리고 방금 그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는 어떻게 봐도 소름 끼쳤다.
“네 말 안 믿어!”
고주안은 차몽희를 홱 밀치고 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차몽희는 그녀를 잡으려고 했지만 오피스텔엔 워낙 사람이 많아 결국 놓치고 말았다.
그녀는 고주안이 이렇게 빨리 악물의 제어에서 벗어나 차분함을 되찾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
이치대로라면 고주안은 오직 자기 기억만 믿고 남이 뭐라고 하든 쉽게 믿지 말았어야 한다.
보아하니 그날 차은우를 만나러 갔다가 서하윤을 마주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았다.
차몽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차라리 잘 됐어. 지금까지 기다린 것도 서하윤을 만나기 위한 거였지.”
ㅡㅡ
오후 5시.
서하윤이 퇴근 준비를 하는데 경비 팀장이 전화를 걸어와 고주안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냥 저 퇴근했다고 전해주세요.”
서하윤이 말했다.
그러자 경비 팀장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안 될 것 같아요. 서하윤 씨를 만나지 못하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네요. 알고 있는 걸 전부 얘기해 드리겠다고 하는데, 대체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어요.”
그 말에 서하윤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다.
“그래요, 기다리라고 하세요.”
몇 분 후.
서하윤은 회사 앞에서 고주안과 만났다.
고주안은 안색이 창백하고 머리가 헝클어졌으며 게다가 옷도 며칠째 갈아입지 않았는지 소매와 옷깃이 더러워져 상당히 지저분해 보였다.
하긴, 그녀는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서하윤이 나오자 고주안은 다급히 다가갔다.
“서하윤 씨, 미안해요. 악물에 통제되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환생한 기억은 모두 악물 때문이고 그 악물을 저에게 준 건 차몽희라는 여자예요. 나 방금 그 여자 만나고 왔어요. 전엔 이름도 몰랐는데 운이 좋았던 건지 인터넷에서 우연히 그 여자가 찍은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그 여자 서하윤 씨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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