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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장

웃으며 길을 걷고 있는 서하윤과 서하민을 보자 그는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가서 인사나 하자.” 임수현이 서하윤이 있는 곳으로 방향으로 걸음을 돌리자 임수호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걔는 우릴 무시하고 인사도 안 하는데 왜 우리가 먼저 가서 인사해야 해?”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서 가기나 해.” “알았어.” 호숫가에는 벌써 야영을 나온 촬영팀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푸른 호수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시간 괜찮을 때 가족들 다 데리고 여기로 오자. 우리 가족 같이 모인지 좀 됐잖아. 어릴 때 기억 나? 나 너 데리고 물가에 놀러 갔다가 엄마한테 들켜서 엄청 맞은 거?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오금이 저려.” 서하민은 추억에 잠긴 듯, 눈을 감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때 엄마가 아마 빗자루로 오빠 종아리를 호되게 때렸었지? 빗자루가 망가질 정도로 맞았던 것 같은데?” “엄마를 원망하지는 않아. 그해 여름에 물가에서 우리 또래 애들이 세 명이나 죽었잖아. 엄마도 우리를 걱정해서 그런 거니까.” 서하민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철이 없었다는 생각만 들었다. 서하윤은 조약돌을 집어 호수에 던졌다. 잔잔하던 호수가 잠깐 물결치더니 이내 다시 조용해졌다. 서하민은 갑자기 승부욕을 불태웠다. “하윤이 좀 하는데? 혹시 나 몰래 운동했어?” 말을 마친 그도 조약돌을 집어 호수에 던졌다. “나 원래 운동 좀 하거든?” 집안에 여동생이나 언니가 없고 오빠들뿐이라 서하윤은 어릴 때부터 남자애들이 놀법한 놀이를 즐겨했다. 어릴 때는 이렇게 물가에 서서 돌멩이를 던지는 것도 재미 있었다. “그래도 내가 더 멀리 던진 거 알지?” 서하민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크고 작은 돌을 집어 호수에 던졌다. 서하윤은 엄지손가락을 흔들며 즐겁게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 둘째 오빠는 뭐든 잘하는걸. 물론 하경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걔는 내가 업어서 키웠어.” 서하민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유치하긴!” 이때 등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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