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장

‘분명 좋은 기회를 줬건만, 여기서 꿈이나 꾸고 있어.’ “시도 안 해보면 모르지. 지금 당장 나한테 2백억 주면, 내일 내가 차은우와의 혼인 증명서를 들고 나타날지도 모르잖아.” 서하윤이 웃었다. “그만 까불어.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우리 임씨 가문의 딸이 자기 주제도 모른다고 할 거야. 2억이 부족하다면, 4억 줄게. 너한테 줄 수 있는 거, 이거밖에 없어. 너무 욕심부리지 마.” 임수환은 숨을 들이다시더니, 인내심 있게 말했다. 만약 전에 없던 위기가 임씨 가문을 위협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임수환은 4억이 아니라, 4만 원도 서하윤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할 줄 아는 건 없고 간덩어리만 부은 주제에, 감히 200억을 달라고? 장 실장의 눈에 들지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차은우랑 결혼하겠다는 거야. 뻔뻔한 것.” “언니, 차은우는 강민준이 아니야. 언니가 좋아한다고, 차은우도 언니한테 마음이 있는 게 아니라고.” 임수아는 서하윤에 대한 경멸을 전혀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 밖에서 잘 먹고, 잘 살았나 보지? 그렇지 않으면 이런 망상을 할 리가 없잖아. 망상으로 성공할 수 있다면, 난 벌써 차승우의 부인이 됐어.’ “좋아하는 거랑 결혼은 다르잖아.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랑 결혼할 수 없는 건 아니야.” 서하윤은 사실대로 말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안방의 사람들도 서하윤과 말하는 게 귀찮아졌다. 원래 진라희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저 서하윤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망상 그만해. 차은우가 우리 임씨 가문을 쳐다볼 리가 없어.” “너한테 2백억을 준다고 해도, 차은우가 너 쳐다보지도 않을 테니까, 포기해.” 임수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도 시도해 봐야, 알지. 2백억. 싫으면 말고.” 서하윤은 무표정으로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안 돼!” 임수호가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넌 집에서 진정하고 있어.” 임진택이 말했다. “수호야, 넌 집에 남아서 서하윤 감시하고 있어. 함부로 돌아다니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