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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서하윤은 계약금을 지불하고 내일에 차를 가지러 오기로 했다. 대리점에서 나오자마자 강민준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하윤아, 요즘 어때? 왜 아줌마 병문안하러 안 와?” 서하윤은 강민준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전생에 그녀는 강민준 어머니를 엄마처럼 대했었고 강민준 어머니가 병원에 있을 때마다 그녀는 자주 간병하러 갔었다. 같은 병실의 아저씨 아주머니는 그녀가 강민준 어머니의 딸인 줄 알았다. 결과적으로는 강민준 어머니는 강민준과 임수아가 몰래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녀가 절단된 후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강민준과 헤어지라고 했었다. 말로는 그녀가 강민준과 어울리지 않았었고 지금 절단까지 했으니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때 전화에서의 신랄하고 매몰찼던 말투는 지금의 상냥함과는 완전히 분열된 딴 사람이었다. 전생에 그녀는 그 한 통의 전화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아픈 상처를 받았다. 지금에 와서 그녀는 감정이 마비되었다. “당신 뜻대로 저와 강민준은 헤어졌어요. 다시는 저에게 전화하지 마세요.” “뭐라...” 두두두... 전화가 끊어졌다. 병상에 누워 있는 강민준의 어머니 오수현은 멍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그 계집애 항상 자기의 환심을 사려고 했었고 자기 아들을 좋아해서 어쩔 줄 몰랐는데 오늘 무슨 총알을 잘못 먹었나? 자기가 화나서 들여다보지 않을까 봐 두렵지도 않나 보지? 그녀는 눈섭을 찌푸리고 카톡을 열어 아들한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아들아, 엄마가 하윤이한테 전화했는데, 걔가 너랑 헤어졌다고 하고 내 전화까지 끊었어! 어찌 된 일이야?” 강민준은 임수아랑 레스토랑에서 양식을 먹고 있는데, 어머니의 음성 메시지를 보고 문자로 전환했다. 보고 나서 그의 마음은 문득 불안해졌다. 서하윤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이야? -- 저녁 10시, 위니아 호텔 펜트하우스 로얄 스위트룸에서. 차은우는 창가에 서서 여명시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실장이 문을 두드리고 나서 문 열고 흥분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회장님, 서하윤 씨가 한 말이 맞았어요! 저의 그 옥패 장물이었어요! 도굴해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사람 시켜서 조사하라고 하고 조사해 보니 깜짝 놀랐다. 옥패의 주인은 독살에 의해 사망했다! 무슨 맹독인지는 모르나 옥패가 도굴에 의해 나올 때 지금의 색상과 전혀 달랐다. 온통 검고 보라색으로 물들였으며 한바탕 복원을 거쳐 지금과 같은 비취색으로 원상 복귀한 것이었다. 그는 자초지종을 차은우한테 말하고 나서 자기의 팔을 들어 올렸다. “저 지금도 솜털이 다 서가 있어요!” 차은우는 손끝에 낀 담배를 그의 얇은 입가에 가져다넣고 어두컴컴한 눈에는 의외의 눈빛이 담겼다. “그럼, 그 사람이 말 한대로 옥패를 돌려보내.” “제가 방금 택배로 보냈어요! 이런 물건 받을 용기가 없네요. 여러번이나 저를 불행하게 만드니 너무 섬뜩하네요!” 장실장은 뒤늦은 공포에 휩싸였다. -- 3일 뒤, 차씨 본가에서. 서하윤은 전기차를 몰고 골동품 거리에서 서둘러 본가로 향했다. 그녀는 40분 전에 금주 할머니가 갑자기 편찮다는 전화를 받았다. 열쇠를 집사한테 주고 집사더러 주차장에 주차하게 하고 그녀는 황급히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차은우를 보았다. 그는 흰색 티셔츠를 입고 어깨는 넓고 다리는 길며 몸매가 아주 남달랐다. 문 앞에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자 그는 눈을 들고 쳐다보았다. 할머니에 대한 온화한 눈빛과 달리 그의 눈빛은 맑고 차가웠다. 서하윤은 잠깐 멈칫했다. 남자가 눈살을 약간 찌푸르는 것을 보자 서하윤은 뒤늦게 서야 그가 너무나도 급해서 장덕춘의 보금당에서 나올 때 옷을 미처 갈아입지 못한 것에 깨달았다. 그녀는 아주 평범한 트레이닝복을 하고 있었고 흰 티셔츠 위에는 얼룩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는 한 번 내려다보고는 고개를 들고 물었다. “할머니는 어떠세요?” 차은우는 다소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할머니는 위층에 있어요.” 서하윤은 그의 차가운 말투와 자기에 대한 어떤 태도를 보이든 아랑곳하지 않았다. 차은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차은우 옆으로 지나갈 때 그는 그녀를 불러세웠다. “서하윤 씨, 할머니 뵈러 가기 전에 저와 잠깐 얘기 나누시죠.” 서하윤은 멈춰서서 옆으로 머리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차은우 씨, 말씀하세요.” “할머니 건강이 좋지 않아서, 지금 옆에서 지켜줄 사람이 필요로 하는데 할머니께서는 우리를 본가에서 며칠간 머물렀으며 하는데.” 차은우는 여기까지 말하고 미간에는 신중함이 더해졌다. 서하윤은 응하고 대답했다. “저는 괜찮아요. 할머니를 모시고 본가에서 지내도 됩니다.” “할머니는 우리 둘이 같은 방에서 지내라고 하는데.” 차은우는 그윽한 눈동자로 서하윤을 바라보았다. 서하윤은 조금 당황했다. 긴 속눈썹은 약간 떨었다. “이건, 제가 할머니께 말씀...” “할머니 지금의 건강 상태 당신도 잘 알고 있겠지만, 할머니만 아니었다면 우린 결혼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의사도 할머니는 지금 감정 기복이 심하면 안 된다고 하니, 그래서 말인데 할머니 앞에서는 저를 따라서 연기하면 됩니다.” 차은우는 그의 조건을 제시했다. “서로 사랑하지 않고 연기만 할 뿐입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절대로 건들지 않겠습니다.” 그는 말이 끝나고 먼저 위로 올라갔다. 제자리에서 멍해진 서하윤은 단정한 옷차림을 한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이내 정신을 차렸다. 연기를 할 뿐이니 금주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차은우가 일부러 서로 사랑하지 않은 사이란 말을 언급한 것은 그녀에게 연기라는 것을 강조하고 자칫 정을 주지 말라는 것인가? 그러면 그는 너무 많이 생각했다. 만일 그가 먼저 올라가지 않았더라면 그녀도 그에게 안심하라고 말했을 것이다. 위층에 올라가 침대에 누워 계시는 약간 허약한 금주 할머니를 보고, 서하윤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할머니.” 금주 할머니는 서하윤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할머니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침대 앞을 가로막고 있던 차은우를 밀쳐냈다. “하윤아, 어서 와.” 뚜렷이 가기가 할머니한테 버림받는 기분이 든 차은우는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할머니 지금은 어떠세요? 어디 불편한데 더 없으세요?” 서하윤은 침대 옆에 다가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금주 할머니는 허약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괜찮아. 그냥 맥이 없어. 니들 둘을 보니 할머니 아주 좋아졌어.” “할머니 머리 좀 아프지 않으세요. 제가 마사지해 드릴게요. 전에 시골에 있을 때도, 영자 할머니는 제가 해드린 마사지를 무척 좋아했어요. 손부터 씻을게요.” 서하윤 다시 나갔다. 방금 급한 나머지 손 씻는 것을 깜빡했다. 차은우는 가만히 눈섭을 치켜올렸다. 그녀가 수시로 할머니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데, 바라는 거 없다고 하지만 그는 하나도 믿지 않는다. 서하윤이 나가는 것을 보자, 금주 할머니는 눈동자를 구르더니 인터넷에서 무슨 차도남이라고 하는 손주를 보며 마음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차도남이면 뭐해, 마누라도 이 할미 덕으로 찾아야 하는데! 서하윤이 손 씻고 들어오자 금주 할머니는 피곤한 듯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 졸려서 먼저 좀 잘게. 하윤아, 은우한테 항상 머리 아픈 질환이 있는데 네가 좀 눌러줘도 괜찮지?” 서하윤은 얼어붙었다. 차은우도 할머니가 갑자기 이런 말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김 집사, 자네도 하윤한테 좀 배워둬. 이 아이의 기술은 밖에 있는 무슨 한의원 마사지 전문가들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야. 자네가 배우고 나서 자주 나한테 눌러줘.” 금주 할머니는 아주 영리해서 문밖에 있는 김 집사를 불러서 지켜보라고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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