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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장

말을 끝낸 송주희는 바로 건물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살짝 허리만 숙여도 당장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때 서하윤이 말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 그러다 정말 떨어져.” 송주희의 행동으로 판단했을 때, 송주희는 여기서 뛰어내려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는 듯했다. 울고불고 목숨으로 협박하는 건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나 통하는 법이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겐 전혀 쓸모가 없었다. 송주희처럼 영리한 아이가 그걸 모를 리가 없다.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하는 이 상황에서 차은우조차 쌀쌀맞은 표정으로 그녀를 외면하자 더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챘다. 그녀는 절망에 빠진 채 강재민을 바라봤다. “정말 괜찮아? 내가 죽어도 괜찮은 거야?” 강재민은 아무 말 없이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눈물은 더는 소용이 없다. 이때 차은우가 서하윤에게 말했다. “우린 먼저 내려가자.” 서하윤은 송주희를 힐끔 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여기 있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송주희가 그들을 여기까지 불러온 건 그저 그들의 연민을 받기 위한 수단이자 강재민 마음속에 남은 그 자그마한 감정으로 상황을 되돌리려는 생각이었다. 두 사람이 떠나려 하자 송주희는 그들을 막고 싶었다. 하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차은우의 눈길을 떠올리자 그럴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해 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만 보았다. 그녀는 강재민을 응시하며 눈물을 흘렸다. “오빠, 나 사랑한다고 했잖아. 근데 난 오빠한테서 사랑을 느낀 적 없어.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이렇게까지 애원하는데... 심지어 죽고 싶다고 하는데도 나 용서 못 하겠어? 미안해, 처음부터 솔직히 말했어야 했어. 도와달라고 했어야 했어. 정말 미안해, 그러니 나 좀 용서해 주면 안 돼? 나 오빠 없이 정말 못 살겠단 말야.” 강요가 먹히지 않자 그녀는 곧 태세를 바꿔 나약하게 나갔다. 강재민은 싸늘한 눈길로 송주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계속 이래봤자 의미 없어. 넌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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