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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장

같은 시각 서하윤은 온몸에 힘이 빠져서 겨우 샤워를 마쳤다. 차은우는 그녀를 씻겨주려고 했고 서하윤은 워낙 힘이 빠져 고분고분 그의 말에 따랐다.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을 때, 서하윤은 다리와 몸에 남은 흔적에 이런 모습을 그에게 보여주긴 너무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이 흔적들은 차은우가 남겼지만 말이다. 그녀는 다시 침대에 누웠고 차은우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최금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최금주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너 이번 일 제대로 처리해! 하윤이한테 상처 주면 내가 너 가만 안 둬! 아무리 가짜 약혼이라고 해도 하윤이가 싫다 하면 바로 해결해!” 최금주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숨을 쉬며 말했다. “두 사람이 겪는 시련은 이 할미도 마음이 아파. 정 견디기 힘들 때면 이 할미한테 말해. 할머니가 하윤이한테 잘 설명할 테니. 대체 이 일의 배후가 누군지 알 수 없구나. 내 평생 만났던 사람을 떠올려봐도 영자 이외에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어. 아무튼 너도 조심하고 하윤이도 잘 지켜. 넌 반드시 하윤이와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야 해. 그 누구의 말도 믿지 말고. 알겠지?” 최금주는 정말 걱정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 이런 일에 간섭하지 않아도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걱정이 많아졌다. 차은우가 대답했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처리할게요. 진 회장님과 박창식 선생님도 절 지지하고 있어요. 하윤이는 제가 잘 지킬 게요.” 최금주가 말했다. “그래, 다들 널 지지한다는 건 배후의 인물이 점점 더 담대해진다는 걸 설명하지. 그러니 넌 더 조심해야 한다.” “네.” 차은우는 최금주의 말에 대답하고 서하윤을 바라봤다. “할머니랑 통화할래?” 차은우가 부드럽게 물었다. 매번 뜨거운 순간을 보낸 후면 그는 늘 부드러웠다. 그 말에 최금주가 다급히 물었다. “하윤이 옆에 있어?” “네, 저희 침대에 있어요.” 차은우가 재빨리 대답했다. 그러자 서하윤은 혹시라도 차은우가 쓸데없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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