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8장
소만리는 순간 나무인형이라도 된듯 감각을 잃어버렸다.
그녀의 세상이 갑자기 검은색이 되어버린듯 살을 에는듯한 고통이 그녀의 모든 의식을 잠식해버렸다.
"아니야!"
그녀는 고통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점점 빗물과 눈에 젖어 들어가는 골회로 달려갔다.
소만리는 가슴이 찢어짖는 울음소리를 내며 떨리는 손을 울퉁불퉁한 바닥에 필사적으로 비벼댔다. 조금이라로 남은 골회를 쓸어모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점점 그녀의 손바닥에서 나오는 피로인해 골회가 새빨갛게 물들어버렸다. 그리고 빗물과 함께 녹아버렸다.
이렇게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까지 무자비하게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슬프게 울었다. 기모진을 향해 자신의 붉고 촉촉한 눈동자를 던졌다.
그가 누군지 그녀는 이제 알수 없었다.
아니, 그를 알았던적이 없다.
눈앞에 아무런 감정 없이 서있는 남자를 소만리는 이를 악물고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누구보다 날카로웠다.
"기모진, 후회하게 될거야!"
복수심 가득한 소만리의 눈동자를 보며 기모진이 차갑게 웃었다.
"기모진 사전에 후회란 없어."
그는 소만리 외할아버지의 유골함을 달라고 자신의 경호원에게 손짓했다.
"가져와."
갑자기 소만리가 그에게 돌진하더니 외할아버지의 유골함을 뺏어왔다. 그러고는 유골함을 꼭 품안에 안았다.
소만리가 갑자기 달려올 줄 몰랐던 경호원은 유골함을 뺏기자 바로 다시 뺏어오기 시작했다.
소만리가 주지 않자 그는 발을 들어 소만리의 복부를 걷어찼다.
"쨍그랑."
유골함이 바닥에 떨어졌다. 소만리의 목구멍으로 낯설지 않은 비릿함이 솟구쳤다.
하지만 그녀는 그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구르고 기어 유골함을 자신의 몸 아래로 단단히 깔아놓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버텼다.
"아무도 우리 외할아버지 유골함 못 건드려! 기모진, 네가 그렇게 독하다면 그냥 나도 같이 유골함으로 만들어버려!"
그녀는 기모진을 향해 소리쳤다. 가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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