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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장

기모진의 마음은 완전히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그는 절망에 빠져 머리를 숙여, 소만리의 빛나고 깨끗한 이마에 기댔다.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보드랍고 따듯한 빰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왜 당신과 나를 이렇게 괴롭혀, 왜 당신이 날 그토록 사랑했을 때 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을 했을까, 천리 제발 나를 떠나지 마. 제발..." 기모진은 소만리의 창백한 얼굴을 감싸 안고, 그의 심장은 눈물과 함께 산산조각이 났고, 뼈를 갉아먹는 고통이 온몸을 휩쓸었다. "천리, 만약 당신이 정말 다른 세계로 가게 된다면, 내가 함께 할게." 그의 서늘한 손끝은 그녀의 옆얼굴을 더듬고, 눈빛은 어둠에 덮였다. "앞으로 당신이 어디를 가든, 내가 따라갈게.” 그가 미소 지으며, 그의 얇은 입술이 소만리의 입술에 닿아 진한 키스를 했다. 그러자 이때 소만리가 기침을 했다. 기모진의 거의 죽어가던 심장이 갑자기 리듬을 되찾았다. "천리?" 갑자기 반응을 하는 소만리를 보고 그는 깜짝 놀라며 기뻐했다. "천리, 당신 깼어?" "켁, 켁켁...켁!" 소만리가 계속 해서 기침을 하더니 그녀의 입에서 바닷물이 많이 뿜어져 나왔다. "천리, 정말 다행이야." 기모진은 기뻐서 펄쩍 뛰며 그녀를 안고 품에 기대게 했다. "천리야, 일어났어? 나는 모진이야."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녀의 아름다운 눈썹이 꿈틀거리며 바닷물로 얼룩진 그녀의 속눈썹이 눈을 뜨려는 듯 두 번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허리를 끌어안고 일어나, 그녀를 안아서 별장으로 돌아가 쉬고 싶었지만, 돌아보니, 그는 눈앞에 나타난 기묵비의 그림자를 보았다. 기모진 얼굴에 다정함이 찰나에 날카롭게 변했다. “비켜요, 내 길을 방해하지 마세요." 기묵비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굳은 표정으로 그의 눈 앞까지 걸어갔다. 기모진 품에 기대어 서서히 깨어난 것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소만리를 나에게 줘.”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은 마치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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