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1장
소만리는 기모진이 그녀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충격적이지 않다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더 웃긴 느낌이었다.
눈 앞에 있는 남자는 늠름하고 오만하며 경도 전체에 기 도련님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가 누구이든 간에 그에게 약간의 체면을 세워주거나, 어떤 이는 아첨하며 비위를 맞춰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남자가 그가 한때 내팽개친 여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소만리의 아름다운 눈은 낮게 드리워져 기모진의 짙은 수심이 가득한 미간의 아무런 감정 없는 시선으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거 정말 아라비안 나이트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네요. 제일 가는 가문의 도련님께서, 그에게 버림 받은 여자에게 무릎을 꿇다니, 기 도련님 이거 정말 웃기지 않아요?”
“당신의 기분이 나아진다면, 난 무엇이든 괜찮아.”
소만리의 비아냥에 기모진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흥.”
소만리가 가볍게 웃었다.
“나를 기쁘게 해 주는 건 아주 간단해요, 당신이 내 앞에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면 난 정말 행복 할 거예요.”
기모진의 눈빛은 흐릿흐릿 했고 소만리의 차가운 눈빛이 한줄기 빛처럼 그의 마음속을 비추며, 그의 마음을 더 차갑고, 더 아프게 했다.
그는 소만리의 손을 꼭 잡고 그녀의 손 안의 온도를 욕심 내듯 느꼈다.
“만리.”
“더 이상 나를 만리라고 부르지 마세요. 내 인생의 비극은 내가 소만리가 된 날부터예요.”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차갑게 뿌리치려 했지만 기모진은 더욱 힘을 주었다.
“기모진, 날 놔줘요. 난 정말 더 이상 당신에게 매달리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내가 지금 얼마나 당신을 미워하고 있는지 알아요, 당신이 정말 미워요!”
그녀의 마지못한 단호한 말에 기모진은 온몸이 약간 얼어붙었다.
그녀는 그를 미워하고 원망했다고 말했다.
원망.
기모진은 그 아픔을 말없이 거두었고, 슬픔을 억눌렀지만 목소리가 떨렸다.
한참 후에야 그는 다시 떨리는 눈망울을 들었고, 그의 검은 눈동자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아름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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