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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장

기모진은 찬바람 속에 서서 소만리가 떠나려고 돌아서는 뒷모습을 그리운 듯 바라보며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이 가로등에 비쳐 쓸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입술 끝을 잡아당기자 씁쓸하고 괴로운 느낌이 마음에서 퍼졌다. 눈에서 희미하게 축축한 기운이 감돌아 먼 곳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흐릿하게 했다. 그가 어찌 지금의 그녀의 냉담하고 몰인정한 것을 탓할 수 있겠는가, 모든 건은 자업자득에 불과할 뿐이었다. ...... 소만리는 예선, 소군연과 함께 식사를 마친 뒤 혼자 옛 아파트로 돌아갔다. 그녀가 창가 앞에 서자 얼마 전 기모진이 한 말이 절로 귓가에 맴돌았다. “내가 사랑한 사람은 언제나 오로지 당신 뿐이었어.” “아” 소만리가 살짝 웃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까지 다치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모진, 날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아요. 내 마음이 당신에 의해 완전히 다쳐서 죽은 후에야 고의가 아니라고 했어요. “윙윙윙........” 침대 선반 위에 놓은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소만리는 생각을 멈추고, 핸드폰을 들어보니 사화정이 걸어온 전화였다. 예전에 그들이 급히 나를 찾아 헤매던 모습으로 보아 그들은 모두 이미 내가 그들의 친 딸인 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묵상하며, 핸드폰 진동이 계속 울려도 받지 않았다. 사화정이 다섯 번째 전화를 걸 때 소만리는 응답 버튼을 눌렀다. 분명히 그녀가 전화를 받을 줄 모르고 1,2초 동안 침묵이 흐른 뒤 마침내 그녀가 놀라서 입을 열었다. “미랍 아가씨?” 그녀가 그녀를 이렇게 불렀다. 소만리는 뜻밖이라 조금 놀랐다. 설마 그들이 아직 모를까? 기모진이 그들에게 말하지 않았나? “무슨 일이에요? 왜 이렇게 전화를 많이 하셨죠?” 소만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덤덤하게 물었다. 사화정은 격한 감정을 억누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입을 열려고 노력했다. “미랍 아가씨, 군군이 아직 잠을 못 자요. 당신을 보고 싶어하고, 당신이 자장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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