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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장

기모진의 눈동자 속에 담긴 살의가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그는 소만영의 교도복 멱살을 집어 들고 그녀를 읖으로 끌어당겼다. “방금 한 말 다시 한번 말해봐.” 소만영은 탐욕스럽게 기모진에게 나는 차가운 향기를 맡으며 가여운 듯 눈물을 흘렸다. 눈앞의 남자는 비록 눈가에 냉기가 가득했지만, 그의 검은 눈썹과 반짝이는 눈, 번성한 얼굴은 화를 내도 여전히 가까이 가고 싶은 대상이었다. “모진, 비록 제가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당신에 대한 저의 마음은 진짜예요. 저는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 “고통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면, 아까 내 질문에 답해, 나와 만리의 아이가 정말 살아 있어?” 기모진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말을 끊었고, 살벌한 눈빛으로 소만영의 온몸이 시려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벌벌 떨며 기모진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살아있어요, 그, 그는 정말 살아있.......” 기모진의 눈썹에 맺힌 서리가 순식간에 녹는 듯 했다. “그는 어디에 있어? 그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어?” 소만영은 마른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모진, 나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지금 당신이 나와 협상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내가 알기 전에 말하는 것이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나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을 거야.” “......” 소만영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그녀는 결국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그 애, 그, 그는, 항상 당신 곁에.......” 기모진의 깊은 눈동자에 한순간 빛이 났다. “군군?” 그의 머릿속에 기란군의 모습이 저절로 반사되었다. 소만영이 달갑지 않은 듯 이를 악 물며 기모진의 눈에 비친 기쁨의 빛을 보았다. 그녀가 가짜로 임심을 했을 때와 가짜로 기란군을 낳았을 때 기모진은 결코 즐겁고 흥분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눈에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그 아이가 소만리와 그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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