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7장
사영인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지만 정신을 다잡아 보니 자신에게 다가오는 예선의 발자국 소리가 확실히 들렸다.
그녀는 천천히 돌아서서 예선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을 오롯이 지켜보았다.
예선은 사영인과 눈이 마주치자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사영인 역시 예선의 그런 얼굴을 보며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기대에 찬 얼굴을 했다.
찬바람이 뺨을 스쳐 지나갔지만 두 사람은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수많은 별들의 속삭임과 숨이 멎을 듯 그윽한 달빛 아래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예선은 단단히 쥐고 있던 두 손에 힘을 빼고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두 사람이 떨어져 있던 세월의 무게만큼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던 감정을 조금 털어낸 예선의 첫마디였다.
사영인의 눈에 깃들어 있던 기대가 흩어졌지만 그녀는 이내 눈빛을 추스렸다.
“날이 차. 어서 들어가 봐.”
사영인은 웃으며 말했다.
예선은 사영인이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몸을 돌려 병원 입구로 향했다.
사영인은 예선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자아냈다.
한편 영내문은 소군연의 모친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예선과 소군연의 모친 사이를 이간질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어머니, 전 이 일이 좀 꺼림직해요. 갑자기 나타난 그 의사는 분명 예선과 한패일 거예요. 말끝마다 예선을 도와주는 언행만 하고 있잖아요.”
소군연의 모친은 방금 사영인에게 한바탕 혼이 났지만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화를 삭일 수는 없었다.
“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 아마도 군연이 상태가 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거야. 일부러 우릴 속이려고 심각하다고 해 놓고 지금 와서 뭔가 조치를 한 것처럼 생색을 내려고 괜찮다고 말한 걸 거야. 목적은 예선을 군연이 옆에 가까이 붙여 놓기 위해서라구! 그런데 내가 그 꼴을 가만두고 보겠어? 애초에 그 여자가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 군연이가 병원에 누워있겠어?”
그 말에 영내문의 가슴이 철렁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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