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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1장

호정의 눈빛은 날카롭다 못해 점점 사납게 변하고 있었다. 기모진을 언급하자 더욱 긴장한 빛이 감돌았다. “그 사람과 아무 상관 없으니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소만리가 화제를 본론으로 다시 되돌렸다. “너, 정말 내가 누군지 몰라?” 소만리는 이렇게 물으며 호정의 눈빛이 어떻게 변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했다. 그러나 호정은 소만리가 추측했던 그런 부자연스러운 표정과 행동이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이 상황이 매우 의아할 뿐이고 소만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언니, 우리 언니 맞잖아.” 그의 말투는 한치의 의심도 없는 듯 단호했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언니, 나한테는 지금 언니밖에 없어. 날 제발 모른 척하지 마.” “난 정말 네 언니가 아니...” “딸깍.” 소만리가 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병실 문이 닫혔다. 소만리가 뒤를 돌아보니 태산과 같은 기모진의 늠름한 모습이 소만리의 눈에 비쳤다. “모진?” 소만리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여기 왔어?” 기모진은 정색을 하고 소만리를 바라보며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소만리, 당신 여기 혼자 와서 뭐하는 거야?” 기모진의 표정이 굳어져 있었다. 역시나 소만리가 혼자 호정을 찾아온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는 소만리의 손을 잡았다. “집에 가자.” 소만리는 기모진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지금 이대로 가버리면 호정을 더욱 자극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호정은 갑자기 손등에 꽂혀 있는 링거 바늘을 뽑은 뒤 망설임 없이 소만리를 향해 돌진했다. “우리 언니 놔줘요!” 호정은 소만리의 팔을 잡아당겼고 화가 난 두 눈으로 기모진을 노려보았다. “도대체 당신 뭐예요! 뭔데 우리 언니 데려가려는 거예요! 어서 우리 언니 놔줘요!” 호정이 손을 뻗어 소만리의 손을 잡은 기모진의 손을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기모진은 한 손으로 호정을 밀쳐내고는 소만리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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