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7장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손이 얼음장 같았다.
기모진이 이틀 동안 이 차가운 물 속에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녀의 마음이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다.
소만리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보고 기모진은 그녀를 다독였다.
“소만리, 슬퍼하지 마. 난 괜찮아.”
“괜찮아? 어떻게 이게 괜찮아? 이런 데서 이틀 동안이나 갇혀 있었는데 어떻게 괜찮냐구!”
소만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며 기모진을 끌어올리려고 해 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역부족이었다
.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수조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갔다.
“소만리.”
기모진은 소만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렸으나 고승겸이 그들을 그렇게 무사히 빠져나가게 해 둘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소만리, 당신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얼른 여길 떠나. 고승겸이 당신한테 무슨 짓을 할지도 몰라.”
비록 이렇게 해 봐야 소만리는 그의 말을 듣지 않을 거라는 걸 기모진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는 그녀를 설득하려고 했다.
“모진, 조금만 더 참아. 내가 이 계단을 내려놓기만 하면 당신 올라올 수 있어!”
소만리가 수조 구석에 있던 계단을 내려놓으려 했을 때 고승겸이 그녀의 뒤로 다가왔다.
“소만리, 내가 당신한테 기모진을 만나게 해 준 이유가 기모진을 데리고 가라고 그런 것 같아?”
그녀는 고승겸의 목소리와 함께 그의 그림자가 자신을 압박해 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
“소만리, 어서 가!”
기모진이 긴박한 표정으로 소만리에게 말하면서 동시에 고승겸에게 경고했다.
“고승겸, 당신의 목표는 나잖아. 내 아내는 건드리지 마!”
기모진은 얼른 소만리가 서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이틀 동안 갇혀 있어서 그의 체력이 바닥났고 오랜 시간 차가운 물 속에 있던 두 다리도 마비되었다.
기모진이 급하게 소만리에게 가려다 급기야 다리에 쥐가 났고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아픔에 그는 한걸음도 뗄 수 없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몸이 불편한 것을 보고 심장이 벌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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